'트럼프發 관세폭격' 환율 자극 우려…국내 체감물가도 '빨간불'

美 상호관세에 환율 상승 우려…가공식품·석유류 등 서민물가 자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서류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서류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26%의 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최근 들썩이는 가공식품·석유류 등 소비자 체감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미 수출 감소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 물가가 오르며 국내 물가를 자극하는 데다, 우리나라도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길 경우 환율 등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각국에 대한 관세율을 공개했다.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6%로, 베트남(46%), 중국(34%), 대만(32%)보다는 낮지만, 일본·말레이시아(24%), 유럽연합(EU·20%), 영국(10%)보다는 높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지금도 1450~1470원 사이를 오르내리는 고환율을 더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세 부과에 따라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원화의 수요가 줄며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호관세 부과로 무역 흑자가 줄면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며 "함께 높은 관세를 부과 당한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 우리도 따라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환율 추가 상승은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품 가격을 높여 가공식품이나 기름값 등 소비자 체감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실제 지난 3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하며 지난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지난해 연말 1%대를 유지하던 가공식품 물가는 올해 1월 2.7%로 반등하기 시작해 2월 2.9%로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국내외 이상기후에 따른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1400원대로 진입한 고환율 탓에 원가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량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국내 석유류 가격 역시 고환율 시기에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류 물가는 작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10.9% 하락했으나, 12월엔 1.0% 상승 전환했고, 올해 1월 7.3%, 2월 6.3%의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그나마 3월엔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상승률이 2.8%로 둔화했다.

본격화한 관세전쟁이 환율 상승 외의 경로를 통해서도 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세 부과로 미국 물가가 높아지면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품목도 덩달아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며 "여기에 우리도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면 수입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우리도 미국산 제품을 계속 무관세로 들여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관세전쟁으로 두 나라의 소비자 모두 상당한 물가 부담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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