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뉴스1) 박소은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첫 채택돼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중국 항저우 현지에서는 e스포츠를 비롯한 게임 문화가 한국보다 잘 정착된 모습이 두드러졌다.
'뉴스1'이 항저우 대회 기간 지켜본 결과 부모와 자식이 일상 공간에서 함께 게임 콘텐츠를 즐기거나 e스포츠 경기장에 동행해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게임을 '질병'으로 치부하거나 '스포츠와 e스포츠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국내와 두드러지게 다른 풍경이었다.
중국에서는 e스포츠와 밀접하게 지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국 항저우 궁수구 베이징위안 생태공원 내 위치한 e스포츠 경기장 인근에는 큰 쇼핑 센터가 있다. 5층 규모의 몰 지하부터 2층까지는 쇼핑 공간이, 3층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문화 센터다.
명실상부한 탁구강국 답게 중국에서 탁구 관련 시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쇼핑몰 문화 센터에선 탁구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실력을 갈고 닦는 5세 미만 어린이들이 있었다.
중국이 두각을 내는 스포츠 분야에는 그만큼의 기반이 깔려 있었다. 중국의 초대 주석 마오쩌둥은 인민들의 복지를 위해 놓을 수 있는 모든 곳에 탁구대를 설치했다. 탁구가 일상 속에 자리잡고 유망주를 발굴하고, 세계 대회를 휘어잡은 것에는 생활 스포츠로서의 역할이 있던 셈이다.

나아가 'e스포츠'도 중국 내에서 생활 스포츠로 자리잡을 조짐이 보였다. 중국 어린이들이 탁구를 연습하던 문화센터 아래에는 오며 가며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각 층의 중앙이나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 음식점 앞 등에 게임기 약 10여 대가 마련돼 있었다. 모두 무료로 격투·협동·레이싱 게임 등 수십 종의 게임을 시간 제한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실제 한 쇼핑몰에선 엄마와 함께 협동 게임 'It takes two'를 플레이하는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아빠는 뒤에 서서 훈수를 두고 있었다. 화면을 쳐다보던 다른 아이 한 명은 뒤에 붙어있는 다른 게임기로 향했다.
해당 쇼핑몰뿐 아니라 항저우의 유명 관광지 인근 쇼핑몰에도 다양한 게임기가 구비돼 있었다. 중국인들은 게임기에 앉아 쉬어 가거나,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곤 했다.
이번 대회가 펼쳐진 e스포츠 경기장 관객 구성도 한국과 달랐다. 지난달 30일 몽삼국 2 결승전이 치러지던 현장에선 부모님의 손을 잡고 국가대표 팀을 응원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게임을 질병으로 취급하거나 e스포츠 경기장에 2030세대만 가득한 한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처럼 중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e스포츠가 스며들면서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