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지역 환경단체가 동해안 대표 석호(潟湖)인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부교(영랑호수윗길)가 설치된 이후 일대 철새 개체 수가 줄고 있다며 조속한 부교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환경운동연합)은 영랑호 부교가 설치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주 1회 시민조사단이 직접 조사한 조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엽합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9종 8060마리였던 철새 개체는 2022년 35종 7749마리로 줄어들었다.
이후 2023년 35종·7108마리, 지난해 32종·6579마리까지 줄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철새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로 영랑호 부교 설치로 인한 생태계 변화라는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동해안은 시베리아에서 호주나 뉴질랜드까지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석호는 바다에 비해 수환경이 안정화되고 먹잇감도 풍부해 다치거나 길을 잃은 철새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교가 설치된 후 시간이 갈수록 찾아오는 조류 종류와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1년 동안 진행된 영랑호 환경영향평가(법원 실시)에서 '영랑호 부교로 인해 생태계 변화는 진행 중이고 누적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2021년 11월 설치된 영랑호 부교(영랑호수윗길)는 영랑호 건너편을 잇는 총길이 400m, 폭 2.5m의 부교다. 민선 7기 김철수 속초시장 시절 북부권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치에 나서 26억 원을 들여 완성했다.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는 이 부교 건설 추진 초기부터 "부교를 설치할 경우 국내 대표 석호인 영랑호의 생태계가 파괴된다"며 반대해 왔다. 이 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속초시가 부교를 건설해 개통하자 환경단체는 속초시를 상대로 같은 해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에서 법원은 지난해 7월 부교 철거와 이를 위한 조처를 이행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그 기한을 두진 않았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영랑호 부교를 걷어내야 하는 이유"라며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영랑호 부교, 올해 안에 꼭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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