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고,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세율이 20%로, 당초 예상(15%)보다 높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는 것은 물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도 모두 급락, 전 세계 자본시장이 또다시 홍역을 앓고 있다.
정작 미국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일단 미국증시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증시의 지수 선물은 31일 새벽 3시 현재(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다우는 0.48%, S&P500은 0.75%, 나스닥 선물은 1.24% 각각 하락하고 있다. 선물이 1% 이상 하락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낙폭이 상당히 큰 편이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일본의 닛케이는 4.05%, 한국의 코스피는 3.00% 각각 급락했다. 마감 직전인 홍콩의 항셍은 1.31% 하락하고 있다.

유럽증시도 영국의 FTSE가 0.18% 하락하는 등 하락 출발하고 있다.
오늘은 아시아 증시와 유럽증시가 먼저 매를 맞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증시도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고물가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 인플레이션율은 관세 폭탄 부과 전에도 상당히 끈적끈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 발표된 연준이 가장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8% 상승,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한 것은 물론, 13개월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본격적인 관세 부과 전에도 미국 인플레이션이 이미 강력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관세 폭탄을 터트리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의 20%에서 35%로 상향했다.

이뿐 아니라 WSJ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 남발로 미 증시의 변동성이 극대화하자 미국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증시에서 빼내 중국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과 유럽증시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증시는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낙폭이다.
미증시가 적당히 하락하면 먼저 매를 맞은 아증시는 내일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증시가 급락할 경우, 아시아증시는 또다시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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