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유럽연합(EU)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한 미국에 보복 조치를 발표하기 전 서로 관세를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후의 협상을 제안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요나스 가르 스퉤레 노르웨이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제로 포 제로' 협상을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다른 많은 무역 파트너들과 성공적으로 해왔던 것처럼 공산품에 대해 제로 포 제로 관세를 제안한다"며 "유럽은 항상 좋은 거래를 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이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의 해당 발언은 EU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표결로 부치기에 앞서 나왔다. EU는 미국이 EU산 알루미늄 및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맞서 오는 9일 대응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에 미국산 일부 제품에 대해 내달 16일과 올해 말인 12월 1일, 두 번에 나눠 추가 관세를 발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당초 이번 달부터 당장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EU가 아직 미국과 협상 여지가 있음을 내비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세 부과 대상으로 꾸준히 언급됐던 미국산 버번위스키 등 주류 품목도 목록에서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버번위스키는 EU가 관세 부과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던 품목이다.
다만 EU는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이면서도 미국이 빠른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마로스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은 이날 "EU는 협상에 열려 있고 협상을 강력히 선호하지만 우리는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무역보호 무기고의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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