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면적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전쟁 확전과 경기 침체 우려로 7일 아시아 증시가 폭락으로 마감했다. 뒤이어 개장한 유럽 증시도 폭락세로 출발했고, 뉴욕 증시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전세계 금융시장이 '블랙 먼데이' 공포에 휩싸였다.
7일 홍콩 항셍 지수는 13.45% 폭락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7.8%, 대만은 9.8%로 각각 하락해 장을 마쳤다. 일본과 대만은 장중 급락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3%, 상하이·선전 증시의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도 7%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도 장중 8% 넘게 폭락하며 2008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인도 니프티50 지수도 4% 폭락한 채 장 마감을 앞두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7% 하락해 장을 마쳤다.
유럽 증시도 7일 급락세로 출발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6% 하락했다. 독일 닥스 지수는 장 초반 10% 떨어졌다. 프랑스 CAC 지수와 영국 FTSE는 각각 약 6% 하락해 움직이고 있다.
야니스 스투나라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자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유럽의 경제 성장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성장률이 0.5∼1%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빠져 약 10% 폭락한 뉴욕 증시의 선물지수들도 다시 3.7~4.5%대 낙폭을 그리고 있다. 7일 정규시장이 열리면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내다 팔면서 기술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 은행, 카지노, 에너지까지 거의 전 업종에 매도세가 휘몰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 관세에서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침체 공포는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살'로 표현된 증시 폭락에 대해서 "때로는 무언가를 고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해 입장을 수정할 가능성을 배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월가는 이번 주말 거의 쉴 수 없었다"며 "분노와 불안, 좌절, 두려움만이 가득했다"고 암울한 상황을 전했다.
NYT는 지난 3~4일 단 이틀 동안 뉴욕 증시에서 수조 달러가 증발하면서 "은행가와 경영진, 트레이더들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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