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의 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61)를 사칭한 사기꾼에 속아 남편과 이혼하고 12억이 넘는 거액을 송금한 프랑스 여성(53)의 인터뷰가 화제가 돼 그에게 조롱과 비난이 쏟아지자, 인터뷰 영상이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앤'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12일(현지시간) '세븐 투 에이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피트와 연애 관계에 있다고 믿어 남편과 이혼하고 83만 유로(약 12억 5000만 원)를 송금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이 가족과 스키 여행을 가면서 인스타그램을 처음 사용한 이후 사기꾼들이 처음에는 피트의 어머니로 가장해 앤에게 "내 아들은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접근했다.
사기꾼들은 며칠 뒤 피트 본인을 가장해 접근했다. 앤은 "처음에는 이건 가짜고 말도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면서도 "나는 소셜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기꾼들은 가짜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앱인 왓츠앱 계정을 사용해 접근했고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사용해 피트로부터 온 것처럼 보이는 셀카와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피트가 신장 치료에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피트의 전처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의 이혼 소송 때문에 은행 계좌가 동결됐다고 앤을 속였다.
앤은 1년 반 동안 자신이 피트와 소통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피트가 실제로는 27살 연하 보석상인 이네스 데 라몬과 연애중이라는 뉴스를 보고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앤은 방송에서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며 가족사진까지 공유했다. 평소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었던 그는 방송 당시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방송이 나간 이후 앤에게는 수많은 조롱과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TF1 진행자인 해리 로젤맥은 1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우리 플랫폼에서 (인터뷰 방송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TF1이 인터뷰가 공개될 경우 그 결과가 어떨지 몰랐을 취약한 개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며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앤은 방송에서 "왜 저들은 나를 골라서 이런 피해를 끼친건지 스스로 묻는다"며 "나는 누구도 해친 적이 없다. 이 사람들은 지옥에 가야 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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