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제천의 한 축사에서 암소 4마리가 전기에 감전돼 한꺼번에 폐사하면서 축사 주변의 전기 안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11시 40분쯤 제천시 봉양읍 A 한우농가에서 사육하던 한우 100여 마리 가운데 암소 3마리(2000여만 원 상당)가 감전으로 폐사했다.
각각 500㎏가량의 암소 2마리는 분만 60여 일을 남겨둔 상태였다. 나머지 1마리는 400㎏의 거세우로 밝혀졌다.
또 같은 날 오후 2시 40분쯤 500㎏짜리 암소 1마리가 또다시 감전사했다. 하루에만 한우 4마리가 전기에 노출돼 대량 감전사한 것이다.

이 사고는 축사 인근 전신주에서 축사로 공급되는 전선 피복이 원인 모를 이유로 훼손되면서 축사로 연결된 철제 등에 닿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축사로 이어진 전선에서 380볼트의 고압 전류가 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죽은 소를 확인하던 A 한우농가 대표 B 씨도 하마터면 감전으로 큰일을 당할 뻔했다.
B 씨(51)는 "만약에 고압 전류가 몸으로 들어왔다면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라며 "이제는 소 키우는 게 무섭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즉각 감전사를 인정하고 감전으로 폐사한 한우 4마리의 손해배상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A 한우농가 소들이 '감전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A 한우농가는 폐사한 4마리뿐만 아니라 감전으로 추정되는 후유증이 농장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A 한우농가에서 감전 사고 12일 뒤인 지난 21일 새벽 어미 소가 죽은 새끼 1마리를 출산하는 등 감전 후유증 증상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B 씨는 "감전으로 충격을 받은 소들이 죽은 새끼를 낳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며 "현재 10여 마리 암소에서 이상 증상을 보여 수의사에게 검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곳 농장은 소를 생산할 목적으로 하는 전문 번식농가다. 현재 사육 중인 한우 104마리 가운데 암소 74마리(번식할 수 있는 소 60마리), 거세우 20마리, 수소 20마리가 있다.
A 한우농장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한전 측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폐사한 4마리와 전기로 충격을 입은 소까지 협상할 계획이다.
특히 감전 후유증으로 '미래의 보상'까지 합치면 한전 측의 피해보상 금액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전력 제천지사 관계자는 "감전에 의한 폐사로 보고 피해 보상에 나설 예정"이라며 "농가와 합의점을 찾아 내부 심의 등을 걸쳐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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