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미치겠네요. 무슨 약이 매번 있다가 없다가 난리인가요. 지난달에 겨우 받았는데 이번 달엔 또 없다고 하네요."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대표 치료제 얀센의 '콘서타' 품귀 현상이 장기화하며 환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ADHD 환자 수가 처음으로 33만 명을 넘어서는 등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얀센은 지난해 4월과 7월,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 '콘서타OROS서방정'(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 공급부족을 보고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약 9개월간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공급 정상화 시점은 이르면 올해 5월 말로 예상되지만, 그마저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얀센 측은 "공급 재개 시점은 시장의 불확실성과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며 "이번 공급 제약은 생산 여건의 제약과 다수 시장에서의 수요 급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ADHD 환자 대다수가 아동·청소년인 만큼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장시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콘서타는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약제로 널리 처방돼 왔다. 등·하교 및 학습 시간대를 중심으로 증상을 조절해야 하는 환자에게는 복약 편의성과 지속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특성상 환자와 보호자 모두 약물 변화에 민감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복용해 오던 치료제가 예고 없이 공급 중단되거나 대체가 어려워질 경우 불안감이나 치료 순응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콘서타와 같은 주요 약물의 안정적 공급은 ADHD 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직결된다.

국내 ADHD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콘서타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동·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진단과 처방도 함께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ADHD 환자는 33만 7595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4만 3471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그중 2030대 환자는 2020년 4만 7319명에서 지난해 14만 5095명으로 3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콘서타가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잘못된 인식 속에 일부에서 오남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를 다량 처방한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오남용 정황이 발견될 경우 행정처분이나 수사 의뢰가 이뤄지지만 조사 결과 그러한 사안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메틸페니데이트의 공급 정상화를 위해 지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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