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극부터 화법까지"…흡연율 반토막 만든 캐나다 약대의 결정

[금연! 이제 다 바꾸자⑬] 10년 만에 17%→11.4%
카렌 다리 부교수 "약대생 커리큘럼에 '금연' 수업 넣어야"

카렌 다리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BC) 약학부 부교수가 지난해 11월 캐나다 밴쿠버 소재 UBC 교수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김규빈 기자
카렌 다리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BC) 약학부 부교수가 지난해 11월 캐나다 밴쿠버 소재 UBC 교수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김규빈 기자

편집자주 ..."담배? 끊긴 끊어야지." 흡연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말이다. 몸에 좋지 않다는 걸 뻔히 알지만 '난 괜찮겠지'라는 자기 확신에, 참을 수 없는 욕구에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문제는 담배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고 흡연자들의 금연 의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금연정책도 이런 세태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뉴스1이 국내 흡연 실태와 금연 정책을 돌아보고 흡연자를 금연의 길로 인도할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캐나다=뉴스1) 김규빈 기자

"캐나다 약대에서는 학생들이 실습과 롤플레이(역할극)을 통해서 흡연자에게 금연 교육을 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지역약국에서 일하든, 병원에서 일하든 자연스럽게 흡연자에게 금연을 권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죠."

카렌 다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약학부 부교수는 지난해 11월 말(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소재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교수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7%였던 캐나다의 흡연율은 2022년 11.4%로 크게 줄어들었다. 약 10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율은 2010년 27.5%, 2022년 17.5%로 10년 전 캐나다 흡연율과 유사하다.

이는 캐나다 각 주에서 운영하는 금연 지원 프로그램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지난 2023년 약사에게 금연, (사후) 피임약, 백신 접종 등 21가지 경미한 질환에 대해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다. 또 금연 치료를 위한 니코틴 대체 요법(NRT) 파마케어를 지원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흡연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1년 중 3개월 동안만 받을 수 있다.

2019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국이 주도하는 금연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한 흡연자 중 36%가 6개월 이상 금연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 도움 없이 6개월 이상 금연한 비율 7%와 비교해 5배 이상 높다.

정부 주도 금연 프로그램 개발 참여…금연 제품, 흡연자 동기부여 강의

정부 주도 금연 프로그램과 캐나다 약학 교수 협회가 약대생을 위한 금연 커리큘럼 개발에 참여한 카렌 부교수는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 약학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커리큘럼을 개발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카렌 부교수는 "약국은 의료기관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잖아요"라며 "약국에서 금연 치료를 시작한 이후부터 금연율이 높아지고, 금연 접근성이 좋아졌어요"라고 설명했다.

카렌 부교수에 따르면 현재 UBC 약대에는 기본 강의로 금연 관련 커리큘럼이 있는데 이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관련된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해당 교육과정은 환자 평가, (금연) 제품 유형, 추천 방법, 모니터링, 환자 동기부여 방법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학생들은 강의 4시간과 실습 2시간을 필수적으로 수강하게 된다.

카렌 부교수는 "흡연자가 약국을 찾아왔을 때를 촬영한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토론하기도 하고, 약국을 찾은 환자가 흡연자인지 아닌지를 알아채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죠"라며 "왜냐면 약국은 의료기관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거든요"라고 강조했다.

교육 중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는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 그는 '흡연자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화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흡연자가 약국에 꾸준히 와서 금연보조제를 타 가도록, 그리고 흡연자가 처음 금연을 하겠다고 결심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론 약학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졸업 후 현장에서도 제대로 된 금연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이미 학부 때 금연 교육을 받은 약사들을 위한 금연 관련 지식과 정보 교육과정이 준비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본문 이미지 - 캐나다 밴쿠버 소재 약국에 전시된 니코틴 보조제들/®김규빈 기자
캐나다 밴쿠버 소재 약국에 전시된 니코틴 보조제들/®김규빈 기자

니코틴 껌, 스프레이, 니코틴 패치 종류도 여러 가지…"선호도 고려해 처방해야"

그는 "한 번도 금연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금연을 시도한 사람은 없다"며 "'흡연을 하는 행위'가 습관화된 흡연자가 있고, 어떤 흡연자는 경구제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어 선호도를 고려한 적절한 니코틴 보조제를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니코틴 껌은 10회 정도 씹으면 바로 니코틴이 체내에 공급되기 때문에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얼얼한 느낌이 나면 잇몸에 끼워두었다가 다시 씹어야 하므로 '입에 남는 느낌'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스프레이를 처방할 수 있다"며 약사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니코틴 패치는 한 번 붙이면 효과가 하루 동안 가기 때문에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의 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패치, 사탕 등을 같이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무작정 약국에 왔다고 일괄적으로 같은 (제제를) 처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금연을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흡연자에게 '담배 혹은 전자담배를 피우는지' '끊을 의향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지속해서 간단히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금연을 결심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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