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남성호르몬 수치 낮아도 진단 못 받아…"진단 기준 바꿔야"

대한남성건강갱년기학회, 22일 기자간담회 개최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한국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전반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서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진단과 치료에서 소외되는 환자가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주요 성호르몬으로, 성기능을 포함해 근육량, 골밀도, 기분, 에너지 수준 등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수치가 낮아지면 피로감, 성욕 저하, 우울감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대한남성건강갱년기학회(학회)는 22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차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남성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진단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약 3.0ng/mL 이하일 때만 성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주로 해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정된 것으로, 한국 남성의 평균 수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학회가 이날 공개한 '한국형 진단 기준 요약안'에 따르면, 국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 2.6ng/mL를 진단 기준으로 고려하고 △3.5ng/mL 이하일 경우 증상 유무에 따라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히 임상적으로 명확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경계 수치에서도 3~6개월간의 시범 치료를 통해 상태를 평가하는 방식이 권고됐다.

김광민 학회 회장(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같은 수치라도 한국 남성은 체형,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등에 따라 호르몬 기능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고정된 수치 기준보다 환자의 증상, 기능 저하 정도를 함께 고려하는 진단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을 단순한 기질성(기능 이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대사증후군, 복부비만,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기능성 원인이 더 많다고 밝혔다.

김영상 학회 총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 특유의 고강도 노동 환경과 만성 피로, 운동 부족 등이 남성호르몬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곧 삶의 질 저하, 성기능 감퇴, 우울감으로 이어지지만 진단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주남석 학회 부회장(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스트레스가 뇌하수체-고환 축(HPT axi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남성에게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현저히 낮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학회는 한국인의 생리적 특성과 생활 환경을 반영한 기준을 설정하고,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를 통해 진단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남성 갱년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의료 현장에서의 조기 진단 체계 정착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학회는 보건당국과 협력해 남성 갱년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증상 기반 진단의 필요성을 담은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rnkim@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