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순환기내과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이영우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제10대 서울대병원장)가 지난 21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1936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1960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68년 서울대병원 내과에 부임한 이후 평생을 서울대병원과 함께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 순환기 질환에 대한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며 국내 심장내과 진료의 토대를 닦은 인물로 평가된다.
1995년 서울대병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병원 인프라와 연구환경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세계적 수준의 임상의학연구소 신축을 통해 연구 중심 병원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고, 분당서울대병원 기공과 함께 전국적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 원무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병원 행정의 전자화를 선도했으며, 외래 진료환경을 개선해 환자 중심의 진료 문화를 정착시켰다.
학문적으로도 고인의 기여는 뚜렷하다. 대한순환기학회(현 대한심장학회)와 대한내과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순환기 분야의 학문적 틀을 구축했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관리에 대한 진료지침 마련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학회 활동을 통해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며 한국 심장내과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의학 교육에도 헌신적이었다. 후학들에게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교육과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병원장 재임 중에도 전공의 교육 시스템 개선과 의사 지속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미래 의료 인재 양성에 힘썼다. 제자들은 그를 "늘 연구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던 스승"으로 회고한다.
고인은 재임 중 병원 내에 환자와 직원 모두를 위한 예배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당시 "정신적 평안을 통해 질병 극복의 힘을 얻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의료의 전인적 접근을 실천한 행보로 주목받았다.
오랜 기간 의료계와 학계에 헌신한 공로로 고인은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2014년), 국민훈장 목련장(2015년), 홍조근정훈장, 서울의대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4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천주교용인공원묘지. 유족으로는 부인 유초선 씨와 장남 상훈, 장녀 상미, 차남 상권 씨가 있다. (02) 207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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