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디젤 저장고가 파손됐다고 우크라이나가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서 디젤 저장고가 손상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러시아는 발전소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 관리도 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비상발전기를 25일간 돌릴 수 있는 연료가 유실됐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직원을 러시아 직원으로 교체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공장은 우크라이나의 통제 속에 반환돼야 한다"며 "이것이 추가 사고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우크라이나가 가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 원전 소장인 유리 체르니추크는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유포한 정보는 거짓"이라며 "발전소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를 미국이 소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이 원전 운영 등에 개입하면 러시아가 쉽게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이 위치한 지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여파로 여러 차례 전력 공급이 끊겼으며 현재는 전력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의 경우 군사적·환경적·정치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러시아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쟁 이후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는 데다, 원전의 통제권을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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