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7 미얀마 강진, 1000㎞ 떨어진 방콕까지 뒤흔든 이유

진앙 얕고 사가잉 단층이 길게 국토 지나 미얀마 피해 커
방콕으로 '장주기지진동' 전달돼 건물 붕괴…약한 지반도 원인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에서 발생한 7.7 강진 여파에 태국 방콕에서 짓고 있던  빌딩이 내려앉았다. 2025.03.28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에서 발생한 7.7 강진 여파에 태국 방콕에서 짓고 있던 빌딩이 내려앉았다. 2025.03.28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미얀마에서만 현재까지 164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강진으로 1만명 이상이 사망할 확률이 71%라는 미 지질조사국(USGS)의 발표가 있었던 대로 지진 사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도 건설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왜 미얀마 지진의 피해가 이처럼 큰 것이며 방콕은 진앙에서 10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인데 이 건물이 무너져버렸을까.

30일 로이터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사가잉 단층'이 있는 곳인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 등에서 일어났다. 미얀마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데 위치한다. 그리고 국토 한가운데에 주요 도시들 아래로 사가잉 단층이 지나간다.

전 세계의 주요 지각판은 약 16개가 있다. 이들의 힘이 서로 작용하면서 지표면의 힘이 약한 곳에서는 단층이 형성된다. 이들은 움직임 특징에 따라 주향이동단층(수평 이동), 정단층·역단층(상하 이동) 등으로 나눈다.

이번 지진을 일으킨 사가잉 단층은 두 개의 판이 서로 다른 속도로 수평 이동하며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이었다. 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같이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섭입(subduction)이 나타날 때보다는 덜 강력하지만, 여전히 위력이 규모 7~8에 이를 수 있다.

이번에 지진이 난 사가잉 단층은 2012년 후반에 규모 6.8 지진이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수백, 수천명이 사망할 정도로 큰 지진을 아니라고 생각해 대도시들임에도 강력한 지진력을 견뎌내는 건물이 지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단층이 움직이는 양상은 단층의 기하학적 형태와 지각의 응력 상태에 따라 결정돼 대체로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미얀마가 동남아 최빈국에, 쿠데타를 겪어 수년간 군정 치하에 있었던 것도 재해에 취약한 상태를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특히 이번에 지진은 진앙이 10㎞에 불과해 깊이가 얕았다. 지진에너지는 지표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일부 소진되는 데 이번에는 깊이가 얕아 응축된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됐다. 또 사가잉 단층이 만달레이나 양곤과 같은 도시를 통과하며 북쪽에서 남쪽으로 약 1200㎞에 이르는 길고 직선적인 특징을 갖는 점도 영향을 끼친 지역이 넓어져 피해가 컸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는 공사 중이던 33층짜리 고층 빌딩이 무너져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의 건설 노동자가 잔해 아래에 갇혔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방콕에까지 영향을 준 이유를 많은 전문가들은 '장주기지진동(長周期地震動)'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장주기 지진동은 흔들림이 한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긴 진동인데 고층 건물일수록 이 장주기에 흔들리기 쉽다.

이 진동은 진원으로부터 멀어져도 흔들림이 쉽게 약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진원이 도호쿠 앞바다이었지만 도쿄나 요코하마를 비롯해, 진원으로부터 약 770㎞ 떨어진 오사카에서도 초고층 빌딩이 크게 흔들렸다.

도쿄과학대 타무라 슈지 교수는 특히 방콕의 지반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무라 교수에 따르면 단단한 지반에서는 진원지에서 멀어질수록 흔들림이 약해지지만, 연약한 지반이 있으면 흔들림이 증폭되고 흔들림의 주기가 길어진다. 방콕은 연약한 지반이 두껍게 퇴적되어 있어 증폭된 장주기 지진파에 의해 고층 건물만 선택적으로 흔들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NHK는 설명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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