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혜연 권진영 기자 = 2014년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로 사망한 고(故) 윤승주 일병의 유족들이 28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김용원 상임위원을 향해 "진정 사건 심의에 의견을 내지 말라"고 요구했다.
군인권센터와 유족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신을 우리 아들딸 핏값으로 만든 군인권보호관으로 칭하기도 치욕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일병 어머니 안미자 씨는 "2014년 4월 7일 승주는 군대에서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와 무자비한 폭력으로 살해돼 우리 곁을 떠났다"며 "승주가 왜 죽었는지, 장기간 구타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 만두를 먹다 죽었다고 조작·은폐했던 군의 잘못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2022년 군인권보호관이 인권위 내에서 출발했고 우리 가족을 비롯해 군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면서 "그런데 군인권보호관인 김용원이 이 귀한 자리를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더럽히고 욕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씨는 "(김 위원은) 채 상병 죽음의 진실을 밝힌 박정훈 대령을 보호해 주지 않는 것으로 시작해 그런 자신을 비판한 우리에게 보복하듯 윤 일병 사건을 각하하고, 항의하는 유족과 인권활동가를 고소·고발해 욕 보이고 계엄 세력과 윤석열 지킴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윤 일병의 매형 김진모 씨는 "김 위원은 자신이 (심의에서) 배제됐음에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 회의 자체가 불법이라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이어 "오늘 있을 군인권소위는 인권위가 존재를 계속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나라 인권에서 도려내야 할 치부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군인권소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 일병 사건 사인 조작 진실규명' 진정 사건을 심의한다. 인권위가 2015년 첫 직권조사 후 침해구제제1위원회에서 심의한 지 10년 만이다.
이 사건은 2014년 육군 제28사단에서 윤승주 일병이 선임병사들의 집단 구타 등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군 당국은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다가 질식사했다며 사인을 감추려 했다.
인권위는 2015년 이 사건을 1년여 간 직권조사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윤 일병 사인 축소·은폐 의혹에 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윤 일병 유족은 2023년 4월 6일 육군의 사인 은폐·조작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 진정을 제출했다. 하지만 군인권보호관인 김 위원은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했다.
윤 일병 유족의 기피신청으로 이날 군인권소위 위원장은 김 위원 대신 남규선 상임위원이 맡게 됐다. 김 위원은 이를 두고 지난 24일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군인권보호관이 아닌 사람이 위원장을 맡을 근거는 없다"며 "매우 불순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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