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권진영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발표한 1일 탄핵 찬반 양측은 각각 "만장일치 파면"과 "기각 내지는 각하" 판결을 촉구하며 막바지 여론전에 돌입했다.
탄핵 찬성 측 단체인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고발 및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헌재 선고일이 정해졌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이나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이 내란 일으킨 지 오늘로 120여일인데 드디어 윤석열 파면 헌재 선고일이 4월 4일로 정해졌다"며 "늦었지만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진보당은 이날 오전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본 내란마저 법 기술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헌재는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하라", "8대0 파면" 구호를 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8:0으로 파면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모든 시민이 지켜본 내란 행위를 위헌, 위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는 존재 가치가 없다"며 "헌법재판소가 시민의 분노를 치유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이제라도 선고일을 지정하여 대한민국이 더 큰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이번 선고 지연으로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훼손시켰다는 것을 헌재는 명심해야 한다"며 "남은 것은 주권자의 뜻에 따른 파면 선고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은 헌법재판소가 정치적으로 오염된 결과를 내놓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며 "파면 선고 이외 다른 결론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 인근에서 농성 중인 탄핵 반대 측은 헌재가 '기각' 또는 '각하'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농성장에 있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까지 재판 과정을 보면 굳이 만장일치를 강요하지 않고 (재판관) 개개인의 의견이 존중됐다"며 "(헌재) 선고에 따라 국민이 하나 돼 어려운 시기에 같이 갈 수 있는 힘을 모아야 하는데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도 "조속한 국정안정을 위해 헌재 심판이 기각이나 각하가 내려짐에 따라 대통령이 조속히 직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기 의원은 "헌재가 답을 정해놓고 달리다가 (선고가) 지연된 것은 외부 저항 때문에 당황했다고 생각한다"며 "답은 각하 또는 기각"이라고 주장했다.
호남·제주 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회는 이날 오후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정상 국가로 회귀하느냐 불량국가로 추락하느냐 결정될 것"이라며 "탄핵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세력과 반(反)대한민국 세력 간 체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헌재는 반드시 기각 내지는 각하를 내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오는 4일 오전 11시에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2월 25일 변론 절차를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뒤 38일 만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시점, 변론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봐도 탄핵 심판에 오른 역대 대통령 중 최장기간이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