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유진 장성희 기자 = 가톨릭대‧강원대‧경희대‧성균관대‧중앙대 등 다수 대학의 의대생 등록 시한이 28일로 마감되는 가운데, 복귀 일이 이미 지난 고려대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뒤늦은 복학 문의가 이어지면서 제적 처리를 늦출 예정이다.
제적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일부 의대생들이 '등록 후 투쟁'으로 방침을 선회했고, 아직 복귀를 결심하지 못한 다른 대학 의대생들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복귀를 결정한 의대생들도 학생회 방침에 따라 등록 후에 수업을 거부할지, 유급 등 이후에 있을 대학의 강경한 조치를 우려해 복귀해 수업을 들을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대학가에 따르면 가톨릭대·강원대·경희대·성균관대·인하대·전북대·조선대·중앙대·충남대·충북대·한림대 등은 이날 의대생 등록을 마감한다. 30일 을지대, 31일 건국대·계명대·단국대·아주대·한양대까지 등록을 마감하면 교육부가 의대생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3월이 끝난다.
지난 21일로 복귀 마감 시한이 마감된 고려대에선 다수 학생들이 제적예정통보서를 받고 이날 최종 제적 처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50명 이상 의대생들이 뒤늦게 복귀를 문의하고 면담 신청을 하면서 고려대는 31일 오전까지로 등록 시한을 늘렸다.
연세대도 이날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제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개별 복귀 상담이 진행되고 있어 제적이 늦춰질 전망이다.
연세대 의대생 A 씨는 "처음엔 미등록 휴학을 선택했지만, 일단은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하며 투쟁하자는 방침을 따를 것"이라며 "학교 차원의 통일된 단일대오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대 역시 지난 26일까지 복학 신청하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이날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하기로 했지만 학생 전원이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발송을 보류했다. 또 최대한 많은 의대생이 복귀할 수 있도록 31일로 개강일을 연기했다.
이처럼 교육부와 대학들이 정한 의대생 복귀 마감 시한인 3월 말이 도래하자 등록하는 의대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등록 휴학으로 제적당하는 대신 일단은 등록한 뒤, 학적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수 면담 끝에 전날 복귀를 결심한 고려대 의대 24학번 B 씨는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 복귀율을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우선 등록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일부 의대생들은 등록이라는 고비를 넘긴 만큼 실제로 수업도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관계자는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수업을 누가 듣는지 학생들은 파악할 수 없어 실제 수업을 듣는 학생이 꽤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최대한 많은 학생이 복귀할 수 있도록 등록 시한을 유동적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귀 시한이 이날까지인 중앙대의 경우 오전까지 전체 재적생 530여명 가운데 약 8%의 의대생만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는 이날 오후 5시까지만 의대생 복귀 신청을 받은 뒤, 31일 중으로 등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월요일(31일)까지 복학 신청하고 휴학계를 동시에 제출해도 받아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젠 학생들이 진짜 돌아와야 한다. 4월 1일 제적예정통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속속 복귀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미등록 휴학 방침을 고수하는 의대생들도 여전히 다수여서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생 C 씨는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제외하면 여전히 미등록 휴학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며 "절대 흔들리면 안 된다. 미등록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등록만 한 뒤 의대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협의체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지속적으로 학생들이 돌아와 정상 수업을 할 경우 지난 의총협에서 결의한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의총협 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의학 교육 정상화라 볼 수 없다며 "등록만 하고 수업을 안 들으면 의학교육 정상화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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