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 데크'에 폐기름 뿌린 남성 자수…"오죽했으면" 여론 반전, 왜?

본문 이미지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영남 지역의 산불 피해가 막심해 방화범 및 실화자에 대한 국민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수도권 소재 산 정상에 폐기름을 뿌린 남성이 처음에는 분노를 샀으나 민폐 캠핑족의 사진이 재조명되며 여론이 반전됐다.

31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60대 남성 A 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21일 오전 7시 50분께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 데크 바닥에 폐기름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영남 지역이 오랜 기간 괴물 산불과의 사투를 벌이며 국민적 시름이 깊어 간 만큼 27일 경찰이 A 씨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누리꾼들은 격노했다. 이들은 "진짜 국가전복 세력이라도 있는 건가" "반드시 검거해서 단죄해야 한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처럼 국민적 공분이 일자, A 씨는 보도 이튿날인 28일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 업무에 종사하는 A 씨는 태행산에서 숙영 장비를 챙겨 등산하는 '백패킹족'이 늘자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에 "백패킹족이 늘면서 쓰레기도 증가해 폐기름을 뿌린 것"이라며 "불을 내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오일을 알코올이나 휘발유 등의 인화성 물질로 보기 어려운 데다 불을 붙이려고 시도한 흔적이 없는 점, A 씨의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할 때 방화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산불을 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인화성 물질을 이용해 범행 당일 불을 붙였으리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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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스1

A 씨의 자수 소식이 전해진 후 온라인상에서는 A 씨에게 쏟아지던 비난의 화살이 태행산 민폐 야영족에게 향했다.

누리꾼들은 "얼마나 심하길래 싶어서 검색해 보고 왔는데 기겁했다" "저 좁은 데 텐트를 친다고? 싶었는데 검색해 보니 진짜네" "사진 보고 이게 뭐냐 싶었다. 빡칠 만하다" "폐기름 뿌린 아저씨가 잘했다는 건 아닌데 심정은 이해가 간다" "경찰도 인화성 물질이 아니라 하고 진짜 방화 목적이 아니라 너무 화나서 그러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태행산 야경' '태행산 백패킹' 등으로 이미지를 검색하면 태행산 정상 데크에 빽빽이 들어찬 텐트족들의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산불 때문에 난리인데 폐기름이라도 뿌리는 건 잘못이지" "쓰레기 싫다고 폐오일 뿌리면 그거 스며든 땅은 어떡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의 행동이 과했다고 지적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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