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노선웅 서한샘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6시간 가까이 비공개 재판을 이어가며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7일 열린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 측의 요청으로 정성욱 정보사 대령 등 군 정보사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 신문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증인이 비밀신고 허가서를 받았는데 비공개를 전제로 확인을 받아 (공개를 하면) 증인 적격 문제가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게 하려면 비공개가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앞으로 다른 증인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25일 정보사 소속 정성욱 대령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군 정보사령부는 업무 자체가 비밀에 해당해 증인 신문 과정에서 나올 우려가 있어 군이 비공개 심리 요청을 했고 저희도 타당하다고 판단해 재판부에 신청한 것"이라며 "국가 안전 보장을 해칠 우려가 있으면 법원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오늘 신문에 대해 비공개 요청을 하는 것이며 모든 재판에 요청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검찰 조사 때는 국가 안전 보장과 상관없이 조사했고 더 큰 문제는 수사 기록이 헌법재판소에 그대로 가 국회 대리인을 통해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라며 "느닷없이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비공개하자는 것은 그간 해왔던 수사가 불법이라는 점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전 사령관 측 변호인 역시 "이번에 비공개가 되면 모든 군인에 대해 (재판을) 비공개해야 하는데 앞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만약 국가 안보를 위해 감춰야 할 것은 제가 '보안상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잘라버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의 이의제기가 지속되자 재판부는 두 차례 휴정하며 비공개 여부를 검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늘 진행해 보고 관련이 없으면 다음에는 국가 안전 보장을 이유로 비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며 비공개 전환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에선 정성욱 정보사 대령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6시간 가까이 비공개로 진행했다. 재판에선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갔고 재판부가 중재하는 등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다음 증인신문 기일을 내달 10일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먼저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에 대해 신문한 뒤 김 전 장관 측 증인에 대한 신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열린 첫 기일에서 비상계엄에 투입된 군 관계자 등 11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홍 전 차장은 유일하게 양측 모두 신청한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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