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서버 탈취' 지시 문상호 "의심 말고 주어진 임무 준비하라"

"TV 보면 임무 적법성 알 것"이라고 계획처장 독려하기도
문 전 사령관 "혐의 인정하지 않아…세부 사실 많이 달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군 병력을 투입해 직원 체포 및 서버 탈취 등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 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요원들에게 비상 계엄 선포 후 "의심을 갖지 말고 주어진 업무를 철저히 준비하라"며 임무 수행을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21일 오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문 전 사령관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군검찰에 따르면 문 전 사령관은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지시로 특수임무수행(HID) 요원을 선발해 선관위 부정 선거 의혹 전담 조직인 '제2수사단'을 만들고 중앙 선관위 등에 진입 지시를 내려 인원 체포 및 서버 탈취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일인 3일 정보사 소속 정성욱 대령, 김봉규 대령에게 미리 선발해 둔 요원을 긴급 소집하도록 지시하고, 현장에 모인 30여 명의 요원들에게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다. 명령이 하달됐으니 우린 수행만 하면 된다"고 임무 수행을 독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요원들로 하여금 중앙선관위 청사로 들어가 출입을 통제하고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계획처장 등 부하 직원들에겐 오후 10시쯤 TV를 보면 우리 업무가 적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28분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비상 계엄 선포 이후 문 전 사령관은 소집된 요원들에게 "비상계엄이 선포됐으므로 의심을 갖지 말고 주어진 업무를 철저히 준비하라"는 취지의 지시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시를 받은 정보사 대원들은 비상계엄 선포 후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 진입해 당직실 유선 전화 전원선을 뽑고 직원들 휴대전화를 빼앗아 외부와 연락을 차단했다. 이후 정보사 대원들은 서버실에 들어와 내부를 폐쇄, 실내 및 조직도 사진을 촬영한 후 문 전 사령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전 사령관은 지난달 4일 공판준비기일 때처럼 혐의를 부인했다. 군복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낸 문 전 사령관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짧게 입을 열었다. 문 전 사령관 측은 "전체 적인 틀이나 흐름은 맞지만 세부 사실관계에서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라며 "자세한 부분은 증인 신문 등을 통해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4월 10일로 잡혔다. 이날 공판은 오늘 채택된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 전 사령관 외에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계엄 장성'들의 재판도 다음 주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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