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투쟁'과 이재명 대표의 '민생 행보'를 나누어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쟁에서 한 발짝 떨어져 민생에 전념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장외 집회와 탄핵 공세로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 선고 직후 안동을 시작으로 나흘 연속 산불 피해 현장을 찾는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전날(29일)까지 경북 영덕 산불지휘통합본부와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해 피해 현황을 살폈다. 그는 피해 현황 파악 및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향후에도 현장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출마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자 이 대표는 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탄핵 공세와 헌재 압박 등 민감한 사안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설화 리스크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주로 산불 피해와 지원 방안에 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 여권에 대한 공세를 펼치더라도 산불 대책에 사용할 국가 예비비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항소심 선고 이전에 헌재를 향해 '비상계엄 면허증을 주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거나 최 부총리에게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과 비교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재판 후 지역 일정을 소화하며 자연스럽게 당내 투쟁과는 거리를 두게 됐다"며 "민생과 경제 회복에 중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영남권에서 민생 행보를 통해 '산토끼'(중도층)를 잡는 동안 당 지도부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서 장외 집회를 열고 '집토끼'(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은 전날 헌재 인근에서 '야 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고 헌재를 압박하기도 했다.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끌어내기 위한 강경책의 부정적 여론도 당 지도부가 떠안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재탄핵을 검토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탄핵을 추진 중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국무위원을 무더기 탄핵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은 "국무위원 과반이 무너지면 국무회의 개의가 불가능하다"며 국무위원 무더기 탄핵안을 꺼내 들었고, 민주당 초선 국회의원들은 "한 권한대행이 30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28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가 산불로 연기된 본회의를 내주 초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본회의가 열리게 될 때 최 부총리 탄핵안은 본회의에 자동 보고된다. 이후 추가 본회의에서는 최 부총리 표결이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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