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국내여행지는 물가도 비싸고 살거리도 없다는 '불편한 인식'이 커지는 반면, 해외는 비싸도 살 만한 물건이 많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여행의 부진과 해외여행의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일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3월 진행한 '국내·해외여행의 만족·불만족 원인 탐색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의 만족·불만족을 가른 핵심 요소는 살거리와 물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2년 내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을 모두 경험한 여행객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국내여행 경쟁력 부족 1위 ‘살거리’조사에서 여행지의 '콘텐츠'(여행 자원) 측면의 6개 요소인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쉴거리 △할거리와 '인프라'(여행 환경) 측면의 7개 요소 △교통편의성 △물가 △상도의 △청결·위생 △안전·치안 △편의시설 △현지인·소통의 만족도를 물었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만족·불만, 기대·우려 요소 모두에서 차이가 컸다.
국내여행은 △먹거리(13%p) △쉴거리(10%p) △교통(10%p) △편의시설(7%p)에서 해외여행을 앞섰고 해외여행은 살거리(13%p) △놀거리(6%p) △물가(14%)에서 우세했다.
그럼에도 국내여행의 불만 요소 역시 해외여행보다 많았다. 콘텐츠 측면에서 △살거리(11%p) △할거리(7%p) △놀거리(6%p), 인프라 측면에서 △물가(22%p) △상도의(14%p) △교통(8%p) 등 총 6개에 달했다.
해외여행의 열세는 콘텐츠 측면에서는 없었고 인프라 측면에서만 △현지인·소통(32%p) △청결·위생(15%p) △안전·치안(13%p) 등 3개가 꼽혔다.

주목할 부분은 불만 요소가 그대로 우려 요소로 이어지는 점이다. 국내여행 콘텐츠 측면을 예로 들면 여행자는 살거리·할거리·놀거리에서 불만 경험률이 해외보다 크게 높았고 다음에도 그럴 것이라는 우려율도 높았다.
살거리·할거리·놀거리가 국내여행의 가장 큰 취약점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음 여행의 우려 요소가 되는 악순환이 있음을 암시한다.
인프라 측면도 마찬가지다. 물가·상도의·교통이라는 지난 여행에서의 불만이 그대로 우려 요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불만 요소로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여행을 보면 불만 요소가 우려 요소로 연결되는 점은 같지만, 국내여행과는 차이가 있다.
소통·청결·위생이 공통적인 불만이자 우려 요소이긴 해도 낯선 환경이라면 여행이 아닌 상황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이에 더해 콘텐츠 측면에서 열세인 불만 요소, 우려 요소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해외여행에서의 만족스러운 경험이 기대로 이어지고, 더 큰 만족을 다시 경험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의 하나인 먹거리는 국내여행이 크게 우세했다.
먹거리는 6개 콘텐츠 중 만족도와 기대가 제일 컸고(각각 66%), 해외여행과 비교해서도 가장 우세(13%p)했다.
그럼에도 먹거리에 논란의 화살이 집중된 것은 여행지의 '물가'와 '상도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탓이 크다. '물가'는 국내여행의 불만·우려 요소 1위(각 22%p), '상도의'는 2위(각 14%p, 22%p)였다.
소비자와 상인 간의 극히 특별한 경험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하며 특정 여행에서의 부정적 경험이 '비싼 물가', '비양심적인 상도의'의 전형인 양 인식된 결과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해외에 나가봐도 국내만 한 먹거리는 없다고 보고 있어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좀 더 낫게 제공할 수 있다면 유망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싸면서도 매력적인 먹거리는 크게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 적절한 상품에 멋진 포장(스토리텔링)이 더해진다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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