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홈플러스가 다시 한번 대규모 프로모션에 돌입하며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권에서의 단기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회생 절차를 통한 변제는 물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재정 지원 등은 시일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인 할인 행사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앵콜 홈플런 is BACK' 마지막 주차 행사에 돌입했다. 한우 반값, 한돈 삼겹살 1790원, 딸기 4990원 등의 할인 혜택을 내세웠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홈플런 is BACK' 행사까지 포함해 무려 한 달 동안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셈이다.
업계는 그 이유에 대해 납품업체와 입점 점주에게 정산할 대금은 물론 금융권에서 발행한 채권 등 채무에 있어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상환 압박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 'MBK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 질의'에서 홈플러스가 "지난 1월 발생한 3월의 채무 총 3791억 원 중 87%인 3322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당장 급한 불부터 끄는 중인 것이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총자산은 9조 원, 총부채는 8조 5000억 원으로 부채 비율은 1835%에 달한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단기사채·기업어음(CP) 등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판매 잔액은 총 5949억 원으로 추산되며, 기업의 단기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은 약 -8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체 약 8000개에 달하는 입점업체 중 60%인 '임대을' 입점점주들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차료로 뗀 후 사후정산을 받는 터라 정산금을 떼이지 않을까 우려한다. 일부 점주는 홈플러스의 포스기가 아닌 개인 포스기 사용을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정산 과정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 포스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며 "정산 지급은 끝났지만, 임대을 점주들의 지급 지연 불안을 낮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 절감에도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단행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점포 희망퇴직으로 380여 명이 퇴사했다. 이는 영남 지역의 홈플러스 점포 매각과 관련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022년 이후 홈플러스가 점포를 매각하거나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자산유동화한 점포는 25개다. 그중 서면·부산가야·부산연산·해운대·부산반여 등이 부·울·경 지역에 속한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할인 행사는 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현금 확보를 위해 갑자기 진행한 게 아니다. 홈플런 규모의 대형 행사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희망퇴직은 여유 인력을 위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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