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간밤 미국이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처에서 미리 자금을 뺀 투자자들은 안도하고 있다. 앞서 상호관세 발표 직전 '증시 대기 자금'은 1년 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1일 기준 59조 4967억 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돈과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언제든지 주식 투자 자금으로 쓰일 수 있어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린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4월 1일 이후 딱 1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지난해 8월 폭락장에서 기록했던 예탁금 규모도 뛰어넘었다. 지난해 8월 5일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77%, 11.30% 급락하면서 투자자예탁금은 59조 4876억 원으로 불어난 바 있다.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다가오면서 관망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에서 보편관세 10%를 기본으로 하고 국가별 상호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한국산 제품에는 상호관세 25%를 부과할 예정이다. 보편관세는 5일, 국가별 관세는 9일부터 시행된다.

미국 정부가 관세 정책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상호관세 발표 직후 "일단 처음에는 세게 발표하고 이후 국가 간 개별협상을 통해 조정해 나가는 전략을 트럼프 진영에서 택한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관세 정책이 보편관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시장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보편적 관세로 해석될 경우 경기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자극될 수 있어 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연설과 상호관세 내용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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