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퇴직연금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굴릴 수 있게 됐다. 원금 보장에서 벗어나 '노후 소득재원 확충'이라는 퇴직연금 본연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파운트투자자문(투자일임업자)과 하나은행(퇴직연금사업자)이 지난 28일부터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를 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AI 기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 성향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 주는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지 않아도 되며 맞춤형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동 운용된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는 지난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로보어드바이저가 퇴직연금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에 그쳤던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상용화할 수 있는 '퇴직연금용 알고리즘'은 총 423개다. 이들의 1년 평균 수익률은 7.4%로 집계됐다.
테스트베드 홈페이지에 공개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퇴직연금용 알고리즘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개발한 '원자재모멘텀_ETF_P'(34.31%)였다.
전체(423개) 중 399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공시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수익률을 확인할 수 없는 퇴직연금용 알고리즘 6개를 제외하면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퇴직연금용 알고리즘은 단 18개에 불과하다.
모든 퇴직연금용 알고리즘이 상용화된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퇴직연금사업자와 투자일임업자가 협의한 알고리즘 중에서 투자 성향에 맞는 알고리즘을 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펀드매니저보다 퇴직연금 운용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7.63%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테마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1년 평균 수익률(5.23%)보다 2.4%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는 자산 배분 관점에서 투자자에게 상당한 효용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으로 금융 지식이 부족한 일반투자자가 분산투자 효과를 수월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해 안정적인 장기 성과를 거두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 중 수익률 현황 등 운영 성과를 살펴보고 성과가 확인되는 경우 법률 개정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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