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리그 2위 KB손보, 짧았지만 강렬했던 '의정부의 봄'

감독 바뀌고 홈구장 교체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돌풍의 주역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에 역전패…다음 시즌 기대돼

시즌을 마친 뒤 아쉬워하는 KB손해보험 선수들(KOVO제공)
시즌을 마친 뒤 아쉬워하는 KB손해보험 선수들(KOVO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짧고 강렬한 '의정부의 봄'과 함께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챔피언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던 힘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 V리그 정규리그를 24승12패(승점 69)로 기록,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프전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상대로 1차전을 잡고도 2·3차전을 내리 내줘 기대보다 짧은 봄 배구로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실패한 시즌은 아니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KB손해보험의 돌풍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이번 시즌 KB손해보험은 개막 전부터 흔들렸다.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나 초반부터 어수선했다. 이어 이사나예 라미레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사령탑을 감독으로 영입하려다 논란 끝에 실패, '감독 이슈'가 계속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돼 원정 경기로만 리그를 치르다, 인근 대학교 체육관을 빌려 임시로 둥지를 틀었다.

이런 고난이 반전의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거듭된 악재가 선수들끼리 뭉치는 반등의 계기가 된 것. 황택의는 "외부 어려움이 많아 내부적으로는 더 돈독히 뭉쳤고, 서로 자주 모여서 '한번 이겨내 보자'며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KB손해보험의 비예나(왼쪽)와 나경복(KOVO제공)
KB손해보험의 비예나(왼쪽)와 나경복(KOVO제공)

여기에 시즌 중반부터 팀을 이끈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노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빠르게 재정비, 일찍 터닝 포인트를 잡았다.

군 복무를 마친 황택의와 나경복의 합류로 무게감이 생겼고 기존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의 부담을 덜어준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이 가세해 공격진이 조화를 이뤘다.

선수 변화 폭이 커 초반에는 다소 맞지 않았던 공격 합이 경기를 많이 치르고 연승을 거듭할수록 시너지가 돼 폭발했다.

팬들도 힘을 보태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대학교 캠퍼스 내 임시 경기장이라 안방 이점을 못 살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작은 경기장에 거의 매 경기 만원 관중이 들어차 오히려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는 전화위복이 됐다.

KB손해보험은 경민대에서 치른 홈 경기서 9승2패의 좋은 성적으로 '경민 불패' 신화를 만들어냈고, 이 기간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인 9연승까지 일궜다.

마무리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즌 내내 잘해 오던 조직적인 배구를 중요한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해, 이 부분은 보완해야 할 숙제다. 하지만 감독, 홈구장, 선수 등 모든 것이 바뀌는 아쉬움 속에서도 정규리그 2위라는 성적으로 마무리한 KB손해보험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그랬기에 더 아쉬운 '이른 마무리'다. 아폰소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져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는 점은 슬프다. 하지만 슬퍼할 날은 오늘 하루뿐"이라면서 "이번 시즌 보였던 좋은 모습들이 빛을 잃지 않도록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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