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입원해도 ‘0원’… 마산 결핵병원의 특별한 간호간병서비스"

[요즘 질병청 뭐함?] 전문 의료진, 스마트 병동으로 24시간 돌봄
11명 '입원'…"'결핵' 진단받으면 서비스 이용할 수 있어"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국립마산(결핵)병원에서 간호사들이 결핵 환자에 대한 간호계획을 세우고 있다/질병청 제공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국립마산(결핵)병원에서 간호사들이 결핵 환자에 대한 간호계획을 세우고 있다/질병청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결핵치료도 걱정되었지만, 가족들에게 간병비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에요. 따뜻하게 보살펴준 의료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지난 5일 경남 창원시 소재 국립마산(결핵)병원에서 만난 김 모 씨(88)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하루 종일 누워있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전문적인 결핵 검사와 치료 등을 받고 나서는 앉아서 일상생활을 할 만큼 호전되었다. 청각장애 3급, 당뇨, 치매, 고혈압 등으로 요양원에서 지내던 중 결핵 진단을 받아 치료 및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지원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정혜숙 국립마산병원 책임간호사는 "지난해 입원한 92세 할머니 또한 처음 입원할 당시에는 의사소통이 어려웠으며, 소변줄과 비위관(음식을 스스로 먹을 수 없는 사람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도 삽입한 상태였다"며 "하지만 힘든 결핵치료를 이겨내고 지난달 5개월 만에 결핵균이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아서 이전에 계시던 요양병원으로 퇴원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이곳 국립마산병원에 입원하는 대다수는 고령환자다. 환자 대부분이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고, 심정지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동안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결핵은 완치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정도 걸리고,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가족 등 보호자가 간호·간병을 책임지기에는 부담이 큰 게 현실이다.

국립결핵병원 치료·간병통합지원 사업, 전국 확대… 입원·이송비 지원까지

정부에서는 '국립결핵병원 치료·간병통합지원 사업'을 내놓았다. 지난해 영남, 호남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다만 국립결핵병원은 결핵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질병관리청 소속 결핵전문병원으로 국립마산병원과 국립목포결핵병원이 있다.

요양원·요양병원이 입소한 노인 중 자택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결핵 진단 시 타 기관 전원 또는 시설 내 격리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보건소 결핵관리실에 문의하면 담당 공무원이 국립결핵병원으로 입원을 연계해 준다. 이후 대상자는 간호·간병서비스로 입원치료 및 간병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게 된다. 통상 하루에 15~20만원가량 하는 간병비를 무상으로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이송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중위소득 120% 이하 저소득 계층인 경우 입원치료 후 전원, 퇴원 시 이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퇴원의 경우 전원을 의뢰한 기관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모든 결핵환자가 국립결핵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환자, 조절되지 않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정신병동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외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사 판단하에 입원이 제한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각 기관에서 입원심의 후 결정된다.

사업에 참여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환자 또는 보호자가 국립결핵병원에 입원 심사 서류를 제출하면, 간단한 입원심사 후 입원 여부를 알려주게 된다.

본문 이미지 - 국립결핵병원 연계 체계도/질병청 제공
국립결핵병원 연계 체계도/질병청 제공

최첨단 결핵 치료 시스템 구축…스마트 병동·베테랑 의료진 갖춰

국립마산병원은 이미 환자를 맞이할 준비를 다 마친 상태다. 일반결핵병동과 약제에 내성을 가진 결핵인 '다제내성결핵' 병동도 각각 35병상씩, 총 70병상이 마련되어 있다.

결핵 환자를 돌보는 황수희 병원장, 정혜숙 책임간호사 등을 비롯한 수간호사는 모두 결핵 치료만 30년 넘게 담당한 베테랑들이다. 특히 2006년부터는 병원 산하에 임상연구소를 신설해 내성결핵 진단법, 결핵 신약, 성인용 치료백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2020년부터 약 2년간 코로나19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운영됐을 정도로 최적화된 음압시설을 갖추고 있다. 병동 내부 기압은 -2.5파스칼(Pa) 이상으로 유지하면 되지만, 이날 내부 기압은 -4Pa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마트 안심 PLUS 병동'도 구축해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성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환자를 산소포화도, 심전도(EKG) 등을 측정하기 위해 각각의 줄을 연결해 환자가 움직이게 되면 장치가 분리돼 종종 오류가 났지만, 국립결핵병원은 '무선 웨어러블'을 환자의 심장 부근에 부착해 놓으면 모든 것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환자가 일어나다가 넘어지는 낙상도 크게 줄었다.

본문 이미지 - 국립마산병원 전경/질병청 제공
국립마산병원 전경/질병청 제공

지난해 입원환자 11명뿐…"많은 환자 혜택 못 받아 아쉬워"

결핵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환경을 제공하지만, 인지도는 아직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돌입한 후 국립마산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11명 남짓. 점차 입소문을 타며 지난달에만 3명의 환자가 입원했지만, 병원 측은 여전히 많은 환자가 혜택을 알지 못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신 모 씨는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전원을 보낼 병원을 찾기 어렵다"며 "이 사업이 널리 홍보돼 요양병원, 요양원 입소자 중 결핵환자는 결핵치료가 될 수 있도록 사업 활성화 및 운영 확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수희 국립마산병원 병원장은 "(국립결핵병원 치료·간병통합지원) 사업을 이용해야 하는 대상들은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몰라서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상자일 경우) 서울에서도 내려와서 치료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과장도 "국립결핵병원의 치료간병 통합지원을 통해 간병이 필요한 결핵환자가 간병비 부담 없이 전문적인 결핵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결핵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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