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상호관세 강행을 만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해당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말아 달라고 직접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강행했다.
머스크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기업인들도 JD 밴스 부통령 등 행정부 주요 인사에게 무역 정책에서 자유무역에 초점을 둘 것을 촉구했다. 머스크의 친구인 투자자 조 론스데일은 엑스(X)에서 관세가 중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행정부 내의 친구들"에 호소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1기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관세 부과에 반대해 왔다. 테슬라는 2020년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에서 수입할 때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에 소송을 내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일부가 테슬라에 불공정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후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고 2억 9000만 달러(약 427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원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그는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공무원 감축 등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 극우 정당인 리그당 행사에 화상연설로 참여해 유럽과 미국이 무관세로 나아가 실질적인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일 엑스에서 한 사용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주도하는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학위가 있다고 칭찬한 게시글에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그 때문에 "두뇌보다 자존심만 더 내세우게(more ego than brains)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나바로는 "머스크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맞받아치며 머스크와 트럼프 행정부 간 갈등이 관세를 계기로 증폭되는 모습이다.
나바로는 6일 방송에 나와 "일론은 차를 파는 사람이란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그는 텍사스에서 멕시코, 중국에서 온 부품, 일본이나 중국에서 온 배터리, 대만에서 온 전자제품을 갖고 차를 조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온전히 차를 생산하지 못해 상당수 부품을 수입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라는 취지다.
한편 머스크는 7일에는 미국에 대한 외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설명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 게시글을 공유하며 "좋은 지적"이라고 평가해 관세 정책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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