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계적으로 한국산 화장품과 뷰티케어 제품의 인기가 이 분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프랑스를 제쳤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 덕에 장면 속에 등장한 화장품이나, 출연한 배우나 탤런트가 광고 모델인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한국 뷰티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국 1위가 됐다. 미국 국제 무역 위원회(USITC)에 따르면 한국의 총화장품 수출은 1위였던 프랑스를 따돌리고 2020년의 75억 달러에서 지난해 102억 달러(약 15조원)로 증가했다.
이런 한국 화장품 붐은 K-컬처 열풍 덕으로, 화장품 산업은 한국 음식과 함께 K-컬처 덕을 가장 많이 본 분야가 되었다. 예를 들어 K-팝과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기업들은 드라마 장면 속에 제품을 잘 배치해 22.99달러짜리 스틱 밤부터 2350달러짜리 LED 페이스 마스크까지 모든 것을 판매했다. 주요 타깃은 미국 시장이었다.
하나증권 분석가인 박은정에 따르면 한국 브랜드는 미국에서 외국 화장품의 약 22%, 일본에서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콜마는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에 두 번째 공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고, 올리브영은 미국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국내에서 외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매출이 140%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업계가 한국 화장품 회사 매출이 계속 좋을 것으로 낙관하는데, 올해 1분기 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에스티 로더, 일본 제조업체인 시세이도가 침체한 중국 수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등과 대조적이라고 했다.
이러한 매출 호조에 힘입어 로레알에서 프랑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키메드에 이르기까지 지난해 화장품 기업의 M&A 거래 수는 2024년에만 18건으로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금액으로는 2조 3000억 원 규모다. 금액은 지난 수년에 비해 뒤처지지만, 속도만 놓고 보면 거래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문사인 MMP의 한만휘 이사는 "사모펀드가 한국 화장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수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M&A 붐이 확실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A의 예로는 아키메드가 이영애가 선전하는 미용 스킨헤어 기술 회사인 제이시스 메디컬을 인수한 것을 들 수 있다. 한국 사모펀드 KL&파트너스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하는 세럼을 만든 만요 팩토리의 지분에 주목하고 있다. MMP는 올해 큰 M&A 거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클라시스 매각 등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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