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극권 교두보'로 눈독을 들이는 덴마크령 그린란드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번 선거에서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일부로 남을지 △완전한 독립을 추구할지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 주요 세력과 긴밀한 유대를 맺어야 할지에 관한 주민들의 의사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총선은 북극권에서 지정학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싶어하는 트럼프가 그린란드 편입 의사를 노골화한 가운데 치러진다.
트럼프는 지난 4일 2기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그린란드 주민들을 향해 "원한다면 미국이 당신들을 환영할 것"이라며 "미국은 그린란드의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키고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2009년 그린란드가 덴마크와 합의해 주민투표로 독립을 추진할 수 있음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소유하기 위해 군사력이나 경제적 강압 등의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여론을 보면 독립을 추구하는 진보 성향 집권 정당 이누이트 아타카티깃(IA)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1월 현지 매체 세르미치아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 85%는 미국 편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A는 전체 의석 31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10석을 보유한 사회주의 정당 시우무트당(전진당)과 연정을 맺고 있다. 두 당은 그린란드가 덴마크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독립 시점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다.
하지만 이른 독립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그린란드가 독립하면 덴마크로부터 매년 받는 5억 달러의 지원금이 사라지기 때문에 재정적 문제가 생긴다. 이 지원금은 그린란드에 북유럽식 복지를 보장해 왔다.
그린란드의 전략적 위치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탐내는 미국이 보다 솔깃한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무토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되고 싶지 않다"며 독립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폴리티코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영향은 해안 너머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라르스 뢰케 덴마크 외무장관은 지난 5일 미국을 의식한 듯 "외국 세력의 개입 없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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