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뉴스1) 서장원 기자 =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비는 '국가대표'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드림팀'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류현진도 대표팀 승선 의지를 나타냈다.
류현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른 팀을 상대한 첫 실전에서 류현진은 24개의 공으로 2이닝을 소화했다. 1회와 2회 각각 안타 한 개씩을 맞았지만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직구,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고루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2㎞를 찍었다. 류현진은 "예년에 비해 몸 상태도 너무 좋고 구속도 잘 나왔다"며 정규 시즌 준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해 류현진의 성적에 따라 웃고 우는 건 소속팀 한화뿐만이 아니다. 2026 WBC를 준비하는 야구대표팀 입장에서도 류현진의 성적은 중요하다.

◇실력 위주의 '드림팀' 탄생 가능성…류현진도 '동의'
야구계에서는 조별 예선 탈락 굴욕을 겪은 프리미어12 이후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실력 위주의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최근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뽑혀 우리나라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라며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이 화제가 됐다. 최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감독 역시 철저히 실력 위주로 선수를 발탁할 것임을 시사했다.
류현진 또한 같은 생각이다. 그는 "대표팀은 직전 시즌 가장 잘한 선수들이 발탁되는 게 맞다고 본다. 국가를 대표하는 곳이고, 이기려고 가는 곳이기 때문"이라면서 "정후가 좋은 말을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류현진이지만, 대표팀은 여전히 가고 싶은 곳이다.
류현진은 "올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만큼 좋은 성적을 내면 뽑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뽑히면 감사한 마음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차출될 만한 본인만의 기준점을 묻자 "무조건 작년보다 잘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58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그는 "모든 기록적인 부분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져야 대표팀에 승선할 자격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출발은 좋다. 지난해보다 빠르게 시즌 준비에 들어간 덕분에 개막에 맞춰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류현진은 "작년에는 지금 시점부터 야외 훈련을 시작해 시즌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야외 훈련을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막히는 것 없이 모든 게 만족스럽다. 올해는 꼭 팀이 가을 야구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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