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여든 앞둔 노모가 직장에서 70대 여성한테 따돌림당한다며 아들이 나서서 조언을 구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는 어머니 좀 도와달라는 50대 아들의 제보가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최근 제보자의 어머니 A 씨는 나라에서 지원하는 일자리에 합격해 주민센터에서 일하게 됐다. 대망의 첫 출근 날, 점심시간에 문제가 발생했다.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먹는 도중 한 70세 여성 B 씨가 갑자기 짜증을 내며 "반찬이 이게 뭐야? 다음부터는 우리 다 나눠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반찬 좀 싸 와라"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던 중 A 씨는 또래인 한 80대 여성이 B 씨에게 괴롭힘당하는 걸 목격했다. B 씨는 청소하는 80대 여성에게 다가가 "답답하다. 왜 그렇게 일을 못 하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자기 일까지 모두 떠넘겼다.
알고 보니 B 씨는 근로자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는데, 대장 행세를 하며 다른 할머니들에게 큰소리치고 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B 씨가 자기를 괴롭힐까 봐 방관했다고 한다.
참다못한 A 씨가 B 씨에게 "본인 일은 본인이 좀 알아서 하라"고 지적하자, 그다음 날부터 A 씨가 따돌림 대상이 됐다. 동시에 B 씨는 "그렇게 잘난 척할 거면 화장실 청소도 당신이 다 해라"라며 다른 사람의 할 일까지 A 씨에게 떠넘겼다.
황당한 A 씨가 "왜 나한테 시키냐"고 하자, B 씨는 "내가 여기 대장이다. 직원들도 다 인정했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A 씨는 이 같은 B 씨의 괴롭힘을 어디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그는 "혹시나 잘못되면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까 봐 참고 견뎠다"고 토로했다.
갈등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 씨가 주민센터 직원들의 허락을 받고 뒤뜰 화단에 꽃을 심고 정성껏 가꿨다. 그런데 어느 날 꽃이 다 뽑혀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고 한다. 이는 B 씨의 짓이었고, B 씨는 다른 할머니와 함께 채소를 심으며 "왜 먹지도 못하는 걸 심어놨냐. 땅 낭비다"라고 A 씨를 무시했다. 그렇게 A 씨와 B 씨 사이에 말다툼이 심하게 벌어져 직원들까지 나서 말리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특단의 조치로 A 씨 아들이 나서 어르신들께 양갱을 드리며 "어머니 좀 잘 부탁드린다"고 이른바 '간식 찬스'를 썼다. 그러자 어르신들 태도가 달라졌고, 급기야 B 씨 또한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잘 지내보자"고 제안했다.
A 씨는 괴롭힘 타깃에서 벗어났지만, 다른 상대를 타깃으로 한 B 씨의 괴롭힘은 여전했다. B 씨는 새롭게 온 할머니를 표적 삼아 괴롭혔고, 보다 못한 A 씨가 이 할머니에게 다가가자 할머니는 "이 나이에 이렇게 서러움을 당할 줄 몰랐다. 근데 자식들이 속상해할까 봐 차마 이 일을 말하지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제보자인 A 씨 아들이 이 사실을 주민센터에 알렸으나, B 씨는 괴롭힘을 부인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 어르신들도 B 씨 편을 들어주거나 언급을 꺼리고 있어 주민센터 측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제보자는 "할머니들 (번갈아 가며) 따돌리고 일진 놀이하는 B 씨를 어떻게 하면 좋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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