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화 이글스의 불펜 자원 김서현(21)이 이전과는 다른 각오로 시즌을 준비한다. 입단 3년 차 어엿한 1군 자원으로 성장한 김서현은 자기 성적은 물론, 후배들까지 잘 챙겨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다.
서울고 시절 국내 최고 투수로 평가받던 김서현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188㎝·91㎏의 빼어난 신체 조건을 토대로 150㎞ 중반대의 빠르고 힘 있는 직구를 보유해 큰 기대를 받았다. 한화는 김서현에게 계약금 5억 원을 안겼다.
첫해는 좋지 않았다. 5월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으나, 이후 제구 난조로 2군을 전전했다. 2023년 최종 성적은 20경기 22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 데뷔 해임을 감안해도 입단 당시 받았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2년 차였던 지난해 서서히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에는 잦은 투구폼 변화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를 만나 안정을 되찾았으면서 필승조로 성장했다.
그 결과 2024년 37경기(38⅓이닝)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발전했다. 기량을 인정받은 김서현은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은 예선 3승2패로 목표로 했던 4강(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으나, 김서현은 4경기 4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부침을 딛고 일어난 김서현은 2025시즌 김경문 감독의 신임 아래 풀타임 필승조로 활약할 전망이다.
달라진 위상을 느끼고 있는 김서현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최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서현은 "아직 내가 확실한 필승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올해 더 잘해야 완벽하게 내 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서현의 장점은 빠른 속구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시속 156㎞의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올해는 구속보다 제구에 더 신경쓰려고 한다.
김서현은 "제가 구속이 빠른 투수긴 하지만, 구속에 연연하다 보면 신인 때처럼 제구가 안 될 수도 있다"며 "솔직히 이제 구속은 생각을 덜 하고, 타자와 상대하면서 필요할 때만 힘을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 김서현·황준서·정우주 등 투수 왕국…"가을야구 기대"
한화에는 능력 있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김서현의 1년 후배 황준서(20),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된 정우주(19) 등이 촉망받는다.
어느덧 두 살 밑의 후배까지 받게 된 김서현은 "사실 아직도 내가 막내 같다. 그래도 이제 내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후배들이 배울 수 있게 선배로서 리드를 해주고 싶다"고 의젓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서현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 기록한 홀드보다 10개를 더 얹은 20홀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가 활약하면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도 더 커진다.
김서현은 "아직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해 본 적이 없다. 올해는 1군 붙박이로 풀타임을 뛰고 싶다"며 "어떻게든 팀에 더 도움이 돼야 한다. 나도 필승조로 자리 잡고, 팀도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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