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상수도·지하철·지하 고속도로…명일동 싱크홀 키웠다

서울시 "여러 가능성 열어두고 사고 원인 조사 중"
지하 공사 때 '배수 작업' 중요…연약 지반도 영향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꺼짐) 사고가 발생해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꺼짐) 사고가 발생해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윤주현 기자 =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꺼짐)은 노후 상수도관과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구간 공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노후 상수도관 파열과 지반의 특성,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및 지하 고속도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하게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 30분쯤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선 지름 20m, 깊이 20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싱크홀에 빠져 실종됐고, 함몰 직전 사고 현장을 통과한 자동차 운전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례없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원인은 도로, 지하철 등 일대 전방위적인 지하 공사가 주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지하 공사를 진행할 때 지하수를 빼내는 배수 작업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연약한 토사물이 같이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지반이 약해졌을 수 있다.

사고 장소 인근에는 현재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강동구 길동·명일동을 거쳐 강일동 샘터공원역까지 연결하는 공사다.

해당 구간 시공을 맡은 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후 6시쯤 굴진(굴 모양으로 땅을 파는 공사) 작업 진행 중 굴진 면에 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대피했는데, 이후 땅꺼짐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 발생 위치.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구간과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구간이 맞물리는 시작점이다.(네이버지도).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 발생 위치.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구간과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구간이 맞물리는 시작점이다.(네이버지도).

인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도 지반 약화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와 세종시를 잇는 고속도로는 하남 초이IC부터 지하로 진입, 강동고덕 IC까지 지하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하 공사를 할 때 지역별로 지하수 유속, 양이 다 달라서 지하수를 빼내는 배수 작업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지하수를 빼낼 때 연약한 토사물이 같이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지반이 약해지고, 사고 구간 지반이 조금씩 침하하면서 대형 싱크홀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강동구 자체가 매립지가 많은 특성이 있다"며 "9호선 지하철 공사 등이 진행되면서 지하수를 빼낼 때 모래, 자갈 등 토사물이 같이 유입되면서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후한 상수도관 역시 이번 싱크홀의 원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후화된 상수도의 누수 같은 '인공 지하수'에 의한 지반환경 변화로 발생하기도 한다. 깊이 약 2m 이내에 묻혀 있는 노후된 상수관로의 누수로 인한 토사 유실로 얕은 깊이에 공동이 발생할 수 있다.

유례없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만큼 사전에 신속한 대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지점 인근의 주유소 바닥 갈라짐 등이 발생해 이달 초부터 서울시와 강동구청에 민원이 제기됐다.

조 교수는 "이 정도 구멍이면 땅꺼짐 등 전조 증상이 있었을 텐데 사전에 통제가 안 된 점이 아쉽다"며 "땅이 꺼진 상태로 차들이 달리면 땅에 진동이 더 많이 전달돼 싱크홀 규모가 더 커졌을 수 있다"고 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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