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이 거꾸로 날고 튕긴 총알이 차에 박혀…오폭·오발 처음 아니다

주요 사격장 등 군사시설 몰린 포천에서 유독 잦아
전투기 오폭으로 다수 사상자 발생은 처음

한미 연합훈련 도중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오폭 사고가 발생한 6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5.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한미 연합훈련 도중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오폭 사고가 발생한 6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5.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한미 연합훈련 도중 우리 공군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로 잘못 떨어져 다수의 민간인 부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의 오폭 사고는 매우 이례적이지만, 우리 군에서 오폭 및 오발 사고가 발생해 민간의 피해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6일 공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분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 포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현재까지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총 15명이 다쳤다. 이 중 2명은 중상자다.

미군 사격장과 우리 군의 훈련장 등 여러 군사 시설이 위치한 포천에서는 유독 오폭 및 오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10월 24일 포천 로드리게스레인지(영평훈련장)에서 발사된 뒤 다른 물체에 튕겨 나간 탄(도비탄)이 인근 도로를 달리던 민간인 차량의 앞 유리에 꽂히는 일이 있었다.

다행히 운전자는 다치지 않았지만, 놀란 포천시민들은 사격장 이전 및 폐쇄를 요청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10여년 동안 포천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유탄 및 도비탄 피해만 28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 3월 28일에도 같은 사격장에서 105㎜ 대전차 연습탄이 오발돼 인근 주택의 옥상을 뚫고 안방에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바로 옆방에 집주인인 75세 김 모 씨가 머물고 있던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하마터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본문 이미지 - 한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한 민가에 공군 공대지 폭탄이 떨어져 유리창이 깨져 있다. 2025.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한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한 민가에 공군 공대지 폭탄이 떨어져 유리창이 깨져 있다. 2025.3.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지난 2022년 10월 5일 밤에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강원도 강릉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거꾸로 날아 우리 측에 떨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한미 연합군은 전날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대한 맞대응으로 지대지미사일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는데, 그중 '현무-2'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발생한 오류로 예정 비행구간과 반대로 날아 추락했다.

다행히 우리 군의 골프장 지역에 낙하해 민간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무의 발사가 '엠바고'(보도유예)로 잡혀 있어 민간에 발사 계획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시민들은 밤 11시에 단행된 미사일 발사 자체에도 놀랐지만, 이 미사일이 우리 측 지역에 떨어져 폭발을 하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영문을 몰라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

주민들의 사격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강행하다가 사고가 난 사례도 있다.

2021년 4월 29일 경기 연천군 사격장에서 육군 부대가 K9 자주포사격 훈련을 하던 중 발사된 155mm 포탄 한 발이 강원도 철원군의 한 마을 인근에 떨어졌다. 낙하지점은 마을회관에서 300m, 인근 비닐하우스에서는 불과 20m 떨어진 거리였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훈련에 앞서 주민들은 탄착지가 마을을 지나기 때문에 중단해 줄 것을 군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문 이미지 - 6일 경기 포천시에서 한미 연합훈련 도중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오폭 사고가 발생,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6/뉴스1
6일 경기 포천시에서 한미 연합훈련 도중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오폭 사고가 발생,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6/뉴스1

이 밖에도 2020년 11월 19일 경기도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육군이 사격 훈련을 하던 중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1발이 훈련장에서 1.5km 거리의 논에 떨어져 폭발했고, 2018년 12월 3일에는 경기도 파주에서 육군 3개 중대가 박격포 사격훈련을 하던 중 포탄 1개가 인근 야산에 떨어졌다. 두 사고 다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민가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한편, 이날 국방부와 공군 및 육군 관계자는 "오폭 사고 원인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파악됐다"면서 "이번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될 때까지 이날 이후 예정된 모든 실사격 훈련을 중지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오는 10일부터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는 실사격 훈련을 제외하곤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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