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기범 조유리 임여익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천막이 걷힌 상황에서도 1인 시위를 주장하며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지속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이 같은 상황이 "얼른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우측에는 약 15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돗자리를 깔고 탄핵 반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불법 논란이 일었던 천막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까지 자체적으로 철거한 상태다. 태극기나 은박 보온 담요를 두른 채 별도 구호 제창 없이 조용한 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전날 선고기일이 지정된 뒤 오후부터 헌재 인근 100m 이내 접근을 차단하고 '진공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에 대한 강제 이동 조치는 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인근 회사 사원증이나 신분증 등을 확인 후 길을 터주고 있다.
안국역 일대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탄핵 찬성 측은 "헌재를 포위하라, 윤석열 파면하라", 반대 측은 "신속 각하, 신속 기각"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전환비상행동과 민주노총은 헌재 인근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촉구와 함께 탄핵 심판을 지연한 헌재를 규탄하는 내용의 '윤석열 파면버스 출정식'을 선포했다.
이들은 "헌재는 그동안 선고기일을 계속 미뤄 사회정치적 혼란이 극대화됐고, 헌재가 제 역할을 못하는 동안 시민들의 삶은 망가졌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헌재는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내란을 종식하고 갈등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8대 0 전원일치로 파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헌재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서울중앙지방법원 및 검찰청, 서울시청 일대를 버스로 순회하며 파면 촉구 및 규탄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헌재 일대 주민과 직장인들은 탄핵 국면이 장기화한 데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선고 당일 경찰의 엄정한 대응을 당부했다.
안국역 인근 회사에 5년째 출근하고 있는 손정난 씨(56·여)는 "그동안 (선고기일 지정을) 너무 오래 끌었다. 다음 주까지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이번 주에라도 한다고 해서 다행"이라며 "평화로운 동네가 너무 시끄러워졌다. 얼른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정석 씨(48·남)는 "선고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양쪽 분노가 더 커진 것 같다"며 "저번 박근혜 탄핵 선고 당일에는 사상자가 있었다던데 이번엔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할 거 같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안국역 앞에서 만난 박영서 씨(25·남)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당시) 서부지법 폭동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 선고가 나면 더 격한 반응이 나올 거 같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쪽은 가만히 있지 않을 거 같은데 경찰이 대응을 미리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