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노키즈존 20%가 제주에…"갈등 없앨 지원·교육 필요"

예스키즈존과 병행하는 사업장도 늘어

제주시 소재 한 대형카페 입구에 '노키즈존(No Kids Zone)'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2025.3.24/뉴스1
제주시 소재 한 대형카페 입구에 '노키즈존(No Kids Zone)'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2025.3.24/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우리 가게는 안전상의 문제로 '노키즈존(No Kids Zone)'입니다."

제주시 아라동에서 사는 30대 이 씨는 봄철을 맞아 자녀와 함께 외출 준비를 하다 답답함을 느꼈다고 했다. 3세 아이와 함께 갈만한 가게를 검색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노키즈존' 안내문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올해 제주시내 문을 연 A 대형카페도 그 중 하나다. 이곳은 14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다. 반려동물 입장도 금지됐다. 사업장 측은 입구부터 현무암과 나무들이 즐비한 인테리어로 인해 위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A카페에는 오전부터 관광객, 도민들로 북적였지만 어린 아이는 볼 수 없었다.

반면 적극적으로 아동 손님을 반기는 곳도 있다. 일명 '예스키즈존(Yes Kids Zone)'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해 제주시에서 개업한 B 대형카페는 모든 공간에 턱을 없앴다. 휠체어와 유모차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부터 신경 쓴 것이다. 모든 층에 엘레베이터가 있는 것은 물론 수유실, 기저귀 갈이대 등 편의시설도 마련됐다.

일부 공간을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는 가게도 늘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 가족 손님을 외면할 수도 없고, 노키즈존을 원하는 손님들의 수요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사업주들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노키즈존 또는 예스키즈존 모두 사업장의 선택이지만, 일각에선 아동에 대한 차별이자 혐오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는 전국에서 노키즈존 사업장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사업주들은 사업장 내 안전사고 우려와 유사 시 업주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는 사례, 일부 부모의 비상식적 행동 등으로 인해 노키즈존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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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사회, 제주지역 노키즈존 실태와 시사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는 지난 2023년 기준 500개 이상의 노키즈존 사업장이 있다. 이 중 20.4%가 제주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에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연구원이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사업주 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5%는 개업 초기부터 연령 제한을 뒀다. 그 이유로는 '조용한 가게 분위기(42.9%)', '아동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우려(33.3%)', '소란으로 인한 트러블 우려(11.9%)', '부모의 양육 미흡으로 인한 갈등 우려(7.1%)' 등이 있었다.

운영 도중 노키즈존으로 전환한 경우(47.5%)에는 '아동 안전사고 발생(42.1%)', '미흡한 자녀 돌봄으로 인한 갈등(39.5%)', '소란으로 인한 컴플레인 증가(7.9%)' 등 때문이었다.

연구원은 "노키즈존 문제는 아동과 보호자를 위한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식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원은 또 "아동친화적 공간 확대를 위해서는 참여 사업주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동시에 아동 및 보호자에 대한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 교육적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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