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수아 우 대만 외교부 차관은 이날 통신에 라이칭더 총통이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교황청에 서한을 보냈다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면서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교황청(바티칸)은 유럽에서 대만과 수교 중인 마지막 국가다.
세계 각국 정상이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라이칭더 총통이 미사에 참석할 경우 정상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례 미사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라이칭더 총통이 미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경우 양국 정상이 한 장소에 있는 것은 20년 만이다.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지난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 장례 미사에 참석했을 때 그 자리에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도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악수조차 못 했다. 이에 라이칭더 총통이 이번에 장례 미사에 참석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칭더 총통이 장례 미사에 참석한다면 교황청과 중국 간 관계가 다시 틀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지난 1951년 대만과 수교한 교황청과 단교했다. 특히 교황청은 독자적으로 주교를 임명한 중국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후 관계 개선 분위기가 흘렀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3월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2018엔 중국의 주교 임명과 관련해 협정을 맺기도 했다. 협정은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 연장됐으며 지난해 10월 추가로 4년 더 연장됐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애도를 표하면서 "중국과 바티칸은 건설적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익한 소통을 진행해 중-바티칸 관계의 지속적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표단 파견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