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어머니 물려주신 금반지도 녹아버려"…의성산불 폐허된 마을

"소중해 깊이 간직했는데"…말 못잊고 눈물
단촌면 하화1리 태풍급 바람 탄 화마 휩쓸어

29일 손말임씨(78·여)가 화재로 무너진 주택 잔해를 보면서 허탈해하고 있다.2025.3.29/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29일 손말임씨(78·여)가 화재로 무너진 주택 잔해를 보면서 허탈해하고 있다.2025.3.29/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의성=뉴스1) 이성덕 기자 =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물려준 금반지마저 타서 녹아버렸네요…"

29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서 만난 손말임 씨(78·여)가 화재로 무너진 주택 잔해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손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엄마 보듯이 봐라'고 말씀하시며 금반지를 건네주셨다"며 "너무 소중해 서랍 깊숙한 곳에 소중히 간직했는데…"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 경북 의성군에서 처음 시작한 불이 3일 뒤인 25일 초속 27m의 태풍급 바람을 타고 직선거리 10㎞ 떨어진 단촌면을 휩쓸었다.

마을 이장은 마을 방송을 통해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안내 방송을 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평생을 바쳐 열심히 가꿨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마을 이장 등은 이들을 강제로 이끌고 지정된 대피소로 몸을 피했지만, 불씨가 이곳까지 파고들어 또 다른 대피소로 이동해야 했다.

손 씨는 "지난해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새로 다 바꿨는데 1년도 채 안 돼 모두 타 버렸다"며 "평생을 바쳐 열심히 가꿨던 내 집이 무너지니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와 고양이가 생각나 전날 대피소에서 나왔다"며 "당분간 집 인근에 있는 회관에서 지낼 예정"이라며 "내일 오후 재산피해 내역을 조사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고 한다. 빨리 피해가 복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대형 산불이 진화되자 곧바로 이재민과 주민들을 위한 피해복구 절차에 착수했다.

이재민들의 임시 거주시설 설치를 위해 읍·면 단위에서 정확한 이재민 현황과 설치 위치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재민은 6200여명, 피해 주택은 2200여채, 공장과 창고 등 기타 시설은 200여채로 추정된다.

psyduck@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