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최근 1주일 동안 26명의 사망자를 낳고 4만 5000㏊ 면적의 피해를 남긴 경북 '의성 산불'이 꺼진 지 사흘째 됐지만 당시 충격과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달 22일 산불 대피소가 차린 뒤 바로 심리지원센터를 파견해 산불 피해자들의 심리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산불 당시 대피한 한 요양시설 거주자 A 할머니(91)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이런 산불을 보고 죽으려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며 "TV에 온 동네 집들이 다 불탔던데 다른 사람들은 괜찮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번 산불로 경북에서 2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단 소식을 들은 A 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훔쳤다.
또 의성군 인접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B 씨(63·여)는 "불이 꺼지고 집으로 가보니 집도 물건도 밭도 과수원도 다 탔다"라며 "그 모습을 보고 대피소로 다시 돌아오면서 펑펑 울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고 말했다.
B 씨는 "집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이라도 챙겨 오려 했는데 물도 나오지 않아 새카맣게 타버린 수저도 다 버리고 왔다"며 "통장, 도장, 금붙이도 모두 불에 타 사라졌다"고 말했다.
취재진에 인터뷰를 요청한 60대 산불 피해자 C 씨는 "어제 산불로 우리 집이 불에 휩싸여 타버린 모습을 본 80대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쓰러지셨다가 결국 돌아가셨다"며 "우선 이번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을 위해 정말 진심을 다해 회복을 위해 나라에서 힘써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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