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는 지금부터 140년 전 1885년 부활절인 4월 5일에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인천 제물포항에 첫발을 내디딘 후 시작합니다. 이후 교회를 세우면서 교육, 의료, 구제, 복지,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군산·논산=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4일 한국기독교140주년기념사업위원장 소강석 목사(한교총 명예회장)는 중부지역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 답사에 앞서 "가치 있는 기독교 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고자 이번 답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교총은 지난 해 남부 지역에 이어 중부 지역인 군산·강경·공주 지역을 24일과 25일 양일간 탐방했다.
이번 답사는 24일 오전 전북 군산시의 △군산 선교기념탑 △군산 첫 선교지 △군산제일고등학교 △군산 구암교회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등을 돌아봤다.

군산에서의 선교는 윌리엄 전킨(한국명 전위렴)과 알렉산드로 드루(한국명 유대모)가 시초이다. 특히 전킨은 1895년 3월 군산으로 이주한 이후, △선교부 △전킨 교회 △영명학교(현 군산제일고) 등을 설립했다.
군산 선교기념탑은 군산 선교 130주년을 앞두고 2024년에 조성된 전킨과 두루의 군산 첫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군산 중동교회 서종표 목사는 "선교사들이 타고 온 돛배 모양의 조형물과 군산 선교 초기 역사를 담은 벽화와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군산 첫 선교지는 선교기념탑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서종표 목사는 "전킨 선교사와 의사인 드루 선교사가 군산에 내려와 거주하면서 우체국 건너편에 한옥 두 채를 매입했다며 "이들은 사랑채에 약국과 진료소를 차리고 동시에 그곳을 예배처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군산제일고등학교는 전킨이 1903년 설립한 영명학교가 기원이다. 영명학교는 1975년 교명을 군산 제일고등학교로 바꾸었다.
군산제일고 출신의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이곳은 1919년 3월 호남에서 최초로 3·1 독립운동을 일으켰다"며 "1940년 10월에는 신사참배 거부로 폐교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군산 주민들에게 신학문과 민족의식을 일깨워준 기독교 사립학교"라고 말했다.
군산 구암교회는 1892년 미국 남장로교 '7인의 선발대'의 전킨, 장인택 조사에 의해 설립됐다. 이곳은 교회이자 병원과 학교를 겸했다.
소강석 목사는 "1899년 구암 동산에 세워진 이곳은 호남과 충청 지역의 선교 교두보이자 1919년 3월 5일 만세운동을 이끌었다"며 "일제 강점기에 군산에서 독립운동의 근거지"라고 말했다.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은 구암교회에서 도보로 3분 정도 언덕을 올라가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는 한강 이남 최초의 3.1운동인 군산 3.5 만세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됐다.
답사단은 24일 오후에 충남 논산시 강경읍의 △옛 강경 침례교회(ㄱ자 교회) △최초의 신사참배 거부 기념탑(강경성결교회) △병촌성결교회 등도 둘러봤다.
옛 강경 침례교회는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다. 이곳은 미국 침례교단(엘라씽 선교회)에서 파송된 파울링 선교사와 함께 지병석 성도가 강경에 들어와 설립했다.
전 강경근대역사문화원장 윤석일 목사는 "목조로 지어진 함석지붕 건물은 외벽과 집터 등이 남아 있어 당시 예배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 침례교는 이곳에서 신사참배에 저항하는 교회로서 전국의 모든 교회에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강경성결교회과 병촌성결교회는 차로 5분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6·25전쟁에서는 공산주의에 맞서 많은 순교자를 낳았다.
병촌성결교회 이성영 목사는 "6·25전쟁 중 1950년 9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신자 66명이 순교한 곳"이라며 "기독교 대한성결교회 순교사적지 1호"라고 설명했다.

이튿날에는 충남 공주시 공주기독교박물관(옛 공주제일감리교회)과 공주 영명고등학교(독립운동기념관, 영명역사관) 을 답사했다. 공주기독교박물관 박보영 부원장은 "공주제일감리교회는 교회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 유치원 등을 운영해 근대화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공주 영명고등학교는 1906년 미국 선교사 윌리엄 선교사가 개교했으며 유관순 열사가 잠시 재학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선교유적연구회 서만철 회장은 "1919년 4월 1일, 공주읍 독립 만세운동을 주도했다"며 "1942년 일제에 강제 폐교됐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교총관계자는 "1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기독교 문화유산은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다"며 "앞으로 근대 문화로서 가치 있는 기독교 문화유산을 국민께 알리는 노력을 거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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