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준비된 노후] AI와 함께 준비하는 건강한 나이 듦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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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 김현정 교수의 'AI와 함께 준비하는 건강한 나이 듦'을 주제로 한 이번 칼럼은 은퇴 후 황금 노후를 준비하는 어르신들에게 AI 시대 건강한 노후, 슬기로운 노후 준비를 위한 길라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필자인 김현정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뇌신경과학 분야를 연구한 학자이며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이사장으로 의료계와 학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의학과 치의학 경계, 장애인 치과, 지역사회 구강돌봄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김현정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교수 = 2024년 12월 24일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 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5122만 1286명)의 20.0%를 차지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인간의 삶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탐구한 부처님은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고통(苦, dukkha)인 태어남, 늙음, 병듦, 죽음이라는 4가지 괴로움(사고, 四苦), 즉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늙으면 병이 생기고, 결국 누구나 죽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생로병사가 아니라 '생-노병사' 입니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4가지 괴로움 중 3개가 겹쳐서 다가오니 미리 슬기롭게 준비해야겠습니다.

삶의 본질은 괴로움인데,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 듦은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건강 개념은 정신건강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생물 심리·사회적 모델(biopsychosocial model of health)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우리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이런 삶은 삶의 질로 평가됩니다.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문화와 가치 체계의 맥락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인식과 목표, 기대, 기준, 관심사와 관련된 것입니다. 삶의 질은 사람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만족과 행복의 정도를 의미하기에 개개인의 가치관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다양한 요인들이 복잡하게 작용합니다.

인생은 생로병사가 아니라 '생-노병사'

건강에 대한 포괄적 개념을 제시한 라론드(Lalonde, 1974년)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과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은 생활 습관(60%)입니다. 기타 요인으로는 유전, 환경, 의료시스템을 들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제2형 당뇨병인 경우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일 경우 자녀의 발병 확률은 약 20%, 부모 모두가 당뇨병인 경우는 30~50%라고 합니다. 더구나 당뇨병과 관련된 유전자들도 속속 보고되고 있어 당뇨병에 걸리면 '유전자 나빠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견된 유전자들은 전체 당뇨병 환자의 유전적 영향을 약 10% 정도만 설명합니다. 그 때문에 당뇨병은 유전병이 아니라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는 질병입니다. 정작 당뇨병 발병과 혈당 관리에 중요한 것은 식습관, 운동 부족, 만성치주염, 술·담배, 스트레스 등 생활 습관입니다.

잘못된 일상 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증, 비만, 심장병, 뇌졸중, 만성치주염 등이 바로 생활습관병입니다. 생활습관병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 올바른 양치질, 규칙적인 운동, 꿀잠, 금연 및 절주,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합니다.

일본 후생성에서 1989년부터 노인건강증진을 위해 시작한 8020 캠페인은 '80세까지 20개 이상의 자연치아를 유지하자'는 노인건강 보건정책 목표를 세우고 30년 이상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민들의 구강건강 지식과 올바른 칫솔질, 3개월마다 칫솔 교체, 치실과 치간칫솔 병용사용, 정기적인 치과 검진 등을 시행해 80세에 자연치 20개 이상 가진 노인 비율이 1993년 10%에서 2016년 51.2%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전 세계 노인건강정책의 성공적인 모델이 됐고, 가장 믿을 수 있는 노인건강지표로 치아 개수 20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연치아 20개 유지는 치매 위험 감소, 낙상 예방 등 구강건강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증진과 함께, 삶의 질도 향상했습니다.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인 등이 자신이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지역돌봄법)이 2024년 2월 제정돼 내년 전국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를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활용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근거중심 통합돌봄 정책이 차근차근 준비되고 시행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가 됐으면 합니다.

본문 이미지 -  김현정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
김현정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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