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비료 회사로부터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받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폭발물 제조업체인 JSC 스페츠히미야(Spetskhimiya)가 관리하는 11개 공장은 비료 생산업체인 유로켐과 우랄켐의 자회사에 수만 톤의 질산 및 질산-황산 혼합물을 주문했다.
스페츠히미야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은 바 있어 비료 회사를 통해 폭발물 생산에 필요한 물질을 제공받으려는 것이다. 해당 물질들은 올해 중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질산은 플라스틱 폭발물의 일종인 RDX와 니트로셀룰로오스(화약의 핵심 성분)의 주요 성분이다. 질산-황산 혼합물은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제조나 로켓 추진체로 사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스페츠히미야의 공장으로 유입되는 질산의 양을 기준으로 러시아가 올해 일일 152㎜ 포탄 생산량이 6500발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마크 브롬리는 "대러 제재는 경제 주체들이 로스텍(스페츠히미야를 통제하고 있는 국영방산기업)과 그 자회사들과 거래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러시아 비료 회사에 대한 제재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유럽의 식량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 비료는 유럽에 공급되는 비료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도 50억 유로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닉 레이놀즈 국방연구원은 "유로켐과 우랄켐은 글로벌 농업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대량으로 거래되는 물질이라 통제가 매우 어렵고 광범위한 제재를 하더라도 다른 곳에 위장회사를 세워 공백을 메울 수 있어 제재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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