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휴전 성사 시 감시 병력으로 최대 3만 명을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이 유럽에 우크라이나 안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함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평화유지군 배치 관련 논의를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이 파견할 병력은 러시아와의 최전선에 배치되지는 않지만 러시아군이 적대 행위를 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특히 프랑스는 가장 상세한 군사지원 계획을 수립했으며 최대 1만 명을 파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많은 병력을 철수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 여유가 있는 편이다.
영국 또한 비교적 협조적인 입장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자국군 파견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언을 처음으로 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에서 둘밖에 없는 핵보유국이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라는 안전장치(backstop)가 있어야 한다"며 "미국의 안보 보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공격하는 일을 막을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견한 고위급 대표단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 측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유럽 지도자들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 머리를 맞댔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독일과 폴란드는 유보적인 입장이며, 일부 국가들은 미국의 관여 없이 위험을 감수하는 데 주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또한 파병에 회의감을 보였다.
유럽 국가들의 우려는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병력을 러시아가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와 관련해 파병을 포함한 논의에는 개방적이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이 달린 사안이기 때문에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휴전 성사 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문제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측 인사들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 구체적으로 어떤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지 물었다. 사안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유럽의 요청에는 △첩보 △감시 △정찰 △공중 엄호 △방공망 등이 거론됐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서방을 향해 "우리는 종이로 된 안보가 아니라 육지와 해상, 공중에서의 안보 보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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