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지난해 11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희비가 2025시즌 초반 엇갈리고 있다. 롯데로 이적한 두 선수가 투타에서 맹활약한 반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부진과 부상으로 현재 1군에 없다.
롯데와 두산은 지난 시즌 종료 후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에서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 투수 최우인이 두산으로 떠났고, 두산 소속이던 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가 롯데로 이적했다.
양 팀의 이해관계에 따른 트레이드였다. 롯데는 힘이 떨어진 불펜과 내야진의 보강이 필요했고, 두산은 노쇠화된 외야진에 젊은 피가 필요했다. 그렇게 지난 시즌 종료 후 협상에 나선 두 팀은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그리고 2025시즌 개막 후 3주가 지난 현재, 웃고 있는 팀은 롯데다. 타선에서는 전민재가, 마운드에서는 정철원이 전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며 사령탑을 미소 짓게 했다.
두산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트레이드 대상이 된 전민재는 롯데 입단 후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0, 4타점, 7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44를 기록,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타율은 리그 전체 1위이자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유일한 4할 타자다. 3월 7경기 타율 2할에 그쳤지만 4월 들어 타격감이 깨어나면서 11경기 타율 0.486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하위 타선에서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데, 특히 9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이 0.548(31타수 17안타)에 이른다.

정철원은 롯데 필승조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롯데가 치른 19경기 중 11경기에 나설 정도로 중용 받고 있다.
8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6.23으로 다소 높지만, 7개의 홀드를 수확하며 해당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6일 두산 베어스전(1이닝 3실점)과 8일 KIA 타이거즈전(⅓이닝 2실점)에서 실점하며 주춤했는데,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두산 시절이던 2022년 23홀드(6위)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오른 뒤 방황했던 정철원은 롯데에서 김태형 감독과 재회한 뒤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특히 정철원이 홀드를 기록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롯데가 승리하면서 '승리의 파랑새'로 통한다.

반면 두산은 아직 트레이드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다. 입대한 최우인을 제외한 김민석과 추재현이 모두 1군에서 중용 받았지만, 지금은 둘 다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기대를 모은 김민석은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333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팀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낙점됐다
그러나 뜨겁던 방망이는 정규 시즌에 돌입하자 차갑게 식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멀티히트를 때렸고, 이후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이후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27일 KT 위즈전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고, 수비에서도 실책을 범하는 등 실망감을 안겼다. 결국 지난 3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추재현은 부상 악재를 만났다. 11경기에서 타율 0.243, 1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4를 기록하던 중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4일 롯데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는 등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아 1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데뷔 첫 4번에 배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고, 설상가상으로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엔트리 말소됐다. 14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시즌 초반이라 트레이드 성패를 논하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현재까지는 트레이드 자원이 투타 중심으로 자리 잡은 롯데의 분위기가 좋다.
지난주 6경기에서 2승 4패로 부진, 리그 공동 7위(8승 11패)에 머물러 있는 두산 입장에서는 김민석과 추재현이 1군에서 활약해 줘야 반등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퓨처스리그에 뛰고 있는 김민석이 3할 중반대(0.360)의 고타율을 기록 중인 건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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