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청각장애 할아버지 병원 동행…공무원이 받은 '마지막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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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청각 장애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1년간 병원에 데려간 공무원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1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픈 할아버지 1년 동안 병원 따라다니고 받게 된 편지 한 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원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것으로, 글쓴이는 공무원 A 씨다.

A 씨는 "지난여름 청각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가 나를 찾아왔다"고 운을 뗐다.

당시 할아버지는 "암에 걸렸는데 가족도, 친척도 없는 탓에 대학 병원에서는 귀가 들리지 않은 나를 진료해 주지 않는다. (진료를) 거절당했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상담 당시에도 글로 써가며 어렵게 소통했고, 부탁할 곳은 여기뿐이라며 도움을 간곡히 청했다"면서 "그저 외면할 수가 없던 나는 두 팔 걷어붙이고 1년간 할아버지에게 필요했던 모든 검사, 입원, 수술, 의사 면담까지 도맡아 할아버지의 눈과 귀와 손발이 돼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했지만 고령의 할아버지가 암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결국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됐다"며 "나에겐 편지 한 장과 잘 익은 복숭아 한 박스를 주고 가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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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편지에서 노인은 "선생님. 오늘도 더위에 행정 업무에 종사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항시 따뜻한 마음으로 저를 도와주신 선생님께 큰 보답도 해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배려에 감사하고 항시 잊지 않겠다. 선생님의 배려에 비하면 이 작은 선물이 미안할 따름"이라며 "저의 배려로 보내니 여러 직원들과 같이 맛있게 또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A 씨에게 들려온 건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이었다. A 씨는 "편지의 잉크가 바래져 가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요양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가족도 친척도 없어 무연고 장례를 치렀고 나는 차마 그곳에 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운 여름 사람 많은 대학병원에서 2~3시간씩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돌아다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다시 돌아가더라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또 생기더라도 난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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