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복행·로컬라이저 무슨 뜻?…"동체 착륙은 최악의 상황 때 선택"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했고,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외벽과 부딪혀 폭발하면서 179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랜딩기어, 동체착륙, 메이데이, 로컬라이저 등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항공 용어에 관심이 쏠린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 2216편은 29일 오전 8시 54분, 무안공항 관제탑에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관제탑은 8시 57분 활주로에 진입하던 항공기에 '버드 스트라이크' 경고를 보냈고, 이때 비행기 우측 엔진에서 불꽃이 발생했다.

2분 뒤인 8시 59분, 조종사는 '메이데이'를 관제탑에 통보함과 동시에 착륙을 포기하고 '고어라운드'에 들어갔다. 이후 엔진 이상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항공기는 비상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활주로를 벗어난 항공기는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외벽을 들이받고 기체가 폭발해 꼬리 부분만 남긴 채 모두 불에 탔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운항 중인 항공기에 새가 충돌해 생기는 항공 사고다. 대부분 이륙 또는 착륙 과정에서 발생하며, 새와 충돌하면 엔진과 랜딩기어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다.

항공 연구 업계에 따르면, 시속 370㎞로 비행 중인 항공기가 1㎏의 새와 충돌할 경우 4~5톤의 충격이 발생한다. 특히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켜 항공기의 정상 운항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무안공항 주변은 논과 습지가 많아 조류 활동이 활발하고, 이때 철새의 이동 경로와 공항 위치가 겹치는 경우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진다.

본문 이미지 -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한 가운데, 활주로 인근에 사고 잔해가 흩어져 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방콕을 출발해 이날 오전 9시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2216편으로 사고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여객기에 탑승한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총력을 다해 수습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한 가운데, 활주로 인근에 사고 잔해가 흩어져 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방콕을 출발해 이날 오전 9시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2216편으로 사고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여객기에 탑승한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총력을 다해 수습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메이데이'(Mayday)

프랑스어 'm'aider'(나를 도와달라)에서 유래한 국제적인 조난 신호다. 선박, 항공기, 우주 비행체 등에서 긴급 상황에 닥치면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사용되며 반드시 세 번 반복해서 송신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영어에서 'May day'는 노동절을 의미하지만, 구조 신호로서의 'Mayday'는 띄어 쓰지 않고 사용된다. '메이데이'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비상 상황임을 알리는 신호는 '팬팬'(Pan-Pan)이다. 이 신호 역시 프랑스어 'Panne'(고장 났다)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마찬가지로 세 번 외쳐야 한다. 팬팬은 기내 시설 고장이나 응급 환자 발생 시 등 위기 상황에 사용된다.

'고어라운드'(Go around·복행)

직역하면 '돌아서 가다', '우회하다'라는 뜻이다. 항공기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정상적인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착륙을 포기하고 재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며 '착륙 복행'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국제공항에서 윈드시어와 짙은 안개 등으로 착륙 복행(復行)하는 위험한 상황이 자주 나온다.

본문 이미지 -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은 항공기 꼬리의 모습.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은 항공기 꼬리의 모습.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랜딩기어'(Landing Gear)

쉽게 말해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나오는 바퀴로, 크게 앞바퀴인 노즈 랜딩기어(1개)와 뒷바퀴인 메인 랜딩기어(2개)로 구분된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비행 시 기체 내부로 접혀 수납함 안에 보관되는 접이식 랜딩기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지면과 접촉해 안정적으로 기체를 지탱하는 장치로, 착륙 시 충격을 흡수해 주고 속도를 감축해 주는 기능을 한다. 다만 이번 사고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속도를 줄이고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동체착륙'(Belly Landing)

여객기가 착륙하기 위해 반드시 작동해야 하는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아 몸통(belly)으로 착륙하는 방식이다. 랜딩기어 중 일부만 작동해 결국 기체가 땅에 닿는 방식도 포함된다.

동체착륙은 조종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선택이자 최악의 상황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항공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동체 착륙에 앞서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 한다고 말한다. 또 공항 쪽과 교신해 바닥에 폼과 베리어(그물)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번 사고에서는 메이데이 선언 후 동체착륙까지 매우 짧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컬라이저'(Instrument Landing System, ILS)

계기 착륙 장치의 하나로,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항공기 동체가 로컬라이저에 부딪힌 이후 벽면에 닿아 폭발했다.

로컬라이저는 통상 충돌 시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만들며, 보통 활주로와 같은 높이에 설치된다. 평상시 구조적 통합성과 견고성을 유지하다가 그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항공기에 최소한의 위험만을 가하면서 파손·변형·구부러지게끔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무안공항에서는 흙더미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영국 공군 출신 항공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30일(한국시각)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무안공항 둔덕 설치는 범죄행위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는 "조종사가 처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가능한 한 최상의 착륙을 했다고 본다"며 "착륙 활주가 끝날 무렵 기체엔 큰 손상이 없었고,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항공기가 둔덕에 부딪혀 불이 나면서 탑승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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