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뉴스1) 김기현 기자 = 사업에 실패한 50대 가장으로부터 살해당한 노부모와 처자식 등 가족 5명이 목을 졸려 피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분석이 나왔다.
16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A 씨 가족 5명 시신을 부검 중인 국과수로부터 "전형적인 목 졸림사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다만 보다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밀 부검 결과' 통보까지는 통상 1~2개월이 소요된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1차 소견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 자세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선 정밀 부검 결과까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A 씨를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중 A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이다.
A 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소재 아파트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딸 2명 등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후 차례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가족을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다른 가족에게 범행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승용차를 이용해 도주했다.
A 씨로부터 문자를 받은 가족은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당국은 전날 오전 9시 55분께 숨져 있는 가족 5명을 발견했다.
소방 당국으로부터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은 A 씨를 용의자로 특정, 같은 날 오전 11시 10분께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빌라에서 검거했다.
A 씨는 검거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해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였으나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의식을 회복, 당일 오후 긴급 체포됐다.
평소 A 씨 가정에는 별다른 불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폭력 신고 이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이 때문에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구속되는 대로 보다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전반에 대한 다각적인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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