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25일 순식간에 청송, 영양, 영덕으로 빠르게 번졌다. 25일 영덕에는 최대 초속 25.4m의 바람이 불었다. 청송에는 초속 25.1m, 의성에도 초속 14.5m 강한 바람이 불었다.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이런 태풍급 강풍으로 산불영향 구역은 서울 면적의 약 80%, 사망 30명 등 총 75명의 사상자를 냈다.
산불 진행 방향과 시간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최소한 인명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 고도화된 산림청 산불확산예측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산악지역은 평지보다 풍속은 최대 3배 강하고 강수량은 최대 2배가 많다.
산림청은 지형이 복잡한 우리나라 산악지역의 기상상황을 더욱 정밀하게 관측하기 위해 전국 주요 산악지역 495개에 산악 기상관측망을 구축했다. 강원 153, 서울·경기 40, 충북 49, 충남 30, 경북 97, 경남 42, 전북 33 전남 46, 제주 5곳 등이다. 이런 기상관측망을 기반으로 산악기상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온, 습도, 풍향, 풍속, 대기압, 지면온도와 강수량 등 1분 단위로 수집된 산악기상정보는 무선통신망(LTE망)을 통해 실시간 전송된다.
그러나 순간 풍속 위주의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산악기상관측망에는 정작 '예보' 기능이 없다. 전체 대기 흐름은커녕 향후 풍속과 속도 예측도 어렵다.
또 평지 생활 기상정보 위주의 기상청 제공 산악 예보 역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산불 발생현장의 풍속. 풍향 등을 꼼꼼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산악지형에 적합한 기상 예보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100년께 한국의 산불위험은 20세기(1971~2000년) 후반 대비 최대 1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산불위험 예측 결과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전남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등이 협력하여 기후변화 시나리오 연구를 수행한 결과이다. 이 연구는 강수량, 기온, 풍속 등 기상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예측된 산불기상지수를 이용해 산불위험도를 평가했다.
연구진은 한반도의 기온이 1.5~2.0도 상승할 경우 겨울철 산불기상지수의 상승이 가장 뚜렷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봄철 산불위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에서 발생한 산불 통계 분석 결과, 연간 산불 발생 일수와 산불 발생 건수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는 연중 산불위험 시기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보다 효율적인 산불 진화를 위해서는 헬기와 임도, 숲가꾸기 확충 등이 필요하다. 이에 못지않게 고도화된 기상 예보 시스템도 중요하다. 미리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 산림과학을 접목해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진화 대원들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 개발 등도 향후 과제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
편집자주 ...사상 최악의 3월 대형 산불은 산림청도 대응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더 이상 기후위기 탓만 할 수 없다. 뉴스1은 총 5회에 걸쳐 산불 진화 체제의 현주소와 산불이 남긴 과제 등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