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1세기 대 변한의 최고 세력을 상징하는 고급 의례용 옻칠 제기(목이 긴 옻칠 굽다리 접시) 등이 발굴됐다.
국가유산청은 '김해 봉황동 유적' 제10차 발굴조사에서 확인한 최고급 의례용 옻칠 제기 15점을 24일 공개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5년부터 금관가야 왕성의 실체 확인을 위해 김해 봉황동 유적 발굴 조사를 실시해 왔다.
이번에 발굴된 유물들은 대규모 취락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구상유구(배수로 또는 도랑 등으로 사용됐던 유구)와 함께 깊이 약 0.7m의 유기물층에서 확인됐다. 조사 구간은 약 109㎡(33평)로, 1~4세기에 제작·사용된 최고급 옻칠 목기를 포함한 300여 점의 목제품이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옻칠 제기 15점의 목 부분은 지름 1㎝로, 기존 출토품들에서 확인된 지름인 3~4㎝보다 가늘고 정교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바닥 부분에 녹로(물레)를 고정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기 단계이나 그릇을 만들 때 돌려가며 작업하는 '회전 깎기' 기술이 변한 시기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어 당시부터 이어진 목공예 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 15점을 포함해 칼집형 칠기와 원통형 그릇, 뚜껑 등 총 30여 점의 칠기와 항아리 및 새 모양 목제품, 주걱·그릇·잔 등의 생활용 목기류 등 다양한 생활유물들도 함께 출토되었다. 점을 치는 용도로 쓰인 점뼈, 소형 토제품 등의 유물도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최상위 위계 무덤의 부장품으로 알려졌던 옻칠 그릇이 생활유적에서 최다량 출토되는 등 이번 발굴 성과는 '김해 봉황동 유적'이 이미 1세기부터 독자적인 대규모 생활유적을 형성했으며, 변한의 수장급 거처에서 점차 성장하여 금관가야의 중심지, 즉 왕궁지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경남 함안의 모곡터널을 재활용해 영남권역 유산을 전시·교육·체험하는 공간인 '예담고'도 공개한다. 예담고는 '옛 것에 현재를 담는 공간'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 '영남권역 예담고'는 국가 귀속유산으로 선정되지 않은 비귀속 유물을 보관·관리하는 장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예담고 개관을 기념해 아라가야 주요 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특별전도 마련된다. 아라가야 궁성인 '함안 가야리 유적', 아라가야 귀족의 무덤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아라가야 토기가마터인 '함안 우거리 유적' 출토 유물 100여 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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